무농약 142

2014.10.19 (일) 맑음. 곽지 해수욕장, 얼갈이 배추

"약 호끔 쳐 게." "에 에 안허크라." "약 안쳐부난 배랭이 일어 먹어지크라 게." "무사 못 먹을 말이우꽈. 더 맛있주게." 돌 담을 사이에 두고 주고 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참으로 정답습니다. 어투와 표정으로 보아, 정말 농약을 치라는 소리가 아님을 누구라도 알 수 있기에 말입니다. 시골 농촌에서의 정담 주고 받는 일이 어쩜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쑥 일어납니다. 익숙지 않은 생활문화라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아무튼, 벌레먹어 볼 품은 없지만, 싱싱한 얼갈이 배추 40여 kg. 돌아오는 길에 절반은 또 다른 이웃과 나누기도 했지만, 한동안 배추 된장국이며 얼갈이 김치로 소박한 밥상에 오를만큼 얻어왔습니다. 전통자연음식점 낭만오름. 여 사장님이 직접 재배하여 조리, 손님상에 낸다 합니다...

2014.10.18 (토) 맑음. 낙엽결실, 귤림추색

불과 일주일, 그 사이에 대부분의 콩잎이 떨어졌습니다. 수확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신호겠지요. 콤바인? 인력? 아직도 망설이고 있습니다. 마음은 한 알이라도 흘려 버리고 싶지 않지만, 자연은 그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주, 수확을 위한 콤바인을 예약합니다. --- 섬 제주가 귤림추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한가로운 봄날, 바람 한 점 없는 오후의 느긋한 햇살처럼, 바쁘지 않은 작은 들녘을 몇 방울의 땀방울로 적셔 봅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 덮는 백설천하 속에서도, 결코 푸르름을 잃지 않는 제주의 자연. 그 안 흙속에, 쪽파 몇 뿌리 담아 봅니다. --- 1년여 햇볕을 머금은 뼈다귀 한 아름을 현미식초에 담궈 인산칼슘 용액을 만듭니다. 무 즙액, 커피 발효액, ..

2014.10.16 (목) 맑음. 친환경농산물 갱신인증서

작년 이전까지는, 인증 유효기간이 2년이었습니다. 작년부터 1년... 인증수수료 인상이 없다 하더라도 100%인상. 그런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민간인증기관으로 인증심사와 인증서 발급권의 이관 이후로 그 수수료는 천차만별에, 몇 몇 항목을 붙여 자꾸 자꾸 인상 됩니다. 잔류농약검사라도 할라치면, 인증신청건당 50여만원에 육박할 정도. 한정된 경작환경에 뻔한 수입구조. 갈수록 생산원가는 치솟고 또 치솟습니다. --- 2014년 10월 현재, 대한민국의 친환경농산물 인증 종류로는 1) 저농약농산물, 2) 무농약농산물, 3) 유기농산물 등 세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물론 축산분야에도 1) 무항생제축산물, 2) 유기축산물 등 2가지 종류가 있고, 가공식품분야에 유기가공식품 1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

2014.10.10~15 (금~수). 태풍여파 비, 흐림, 맑음. 친구부부의 진주혼식 기념여행, 그리고 오랫만에 놀~~다.

진주혼식이라고 하던가? 30주년. 묵은김치 맛을내는, 조금 오래된 친구 부부의 기념여행! 그리고 전통차림의 저녁과 차, 커피... 오랫동안의 수다. 부족하진 않았는지 아쉽습니다. --- 세 번째? 네 번째? 태풍 봉퐁이 마지막이 될까요? 아무튼, 아직까진 이상없이 잘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 네 번째 시도중인 콩 경작. 그런대로 성공적일것 같은 느낌. 조금 설레게 합니다. --- 전혀 예상도, 상상도 못했던 제주 여행가족의 농원 방문. 잔듸같은 풀 밭으로 변해버린 과수원을 헤집고 다니는 꼬마 친구들의 모습에서 갑작스런 향수를 느낍니다. --- 모처럼 여유를 부립니다. 사무적인 일들이 조금 밀려 있어, 컴퓨터 앞에 앉아 보지만 역시 진척이 없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결국, 어쩌다 걸린 영화 한편을..

2014.10.06, 07 (월,화) 맑음. 청귤을 담그다.

무언가 휘익하고 지나가 버린듯 합니다. 지나고 나면 으례 그렇듯 밀려드는 허전함. 보내긴 했지만, 어떻게 변화해서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그렇게 하루가 지나니, 우러난 귤즙의 색깔이 은은하니 예쁘네요. 슬라이싱을 하지 않은채 담가놓은 작은 크기의 통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언젠가는 어떤형태로든 변하겠죠? #금오귤림원 #제주과수원 #무농약감귤 #청귤 #청귤에이드 #청귤차 #청귤청

2014.10.07 (화) 맑음. 아홉번째 예초작업 2일차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올해, 예년에 비해 다섯 번 정도 더 예초작업을 합니다. 이제 마지막 예초작업이 될까요? 짙은 초록바다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극조생 감귤들을 바라 보노라면, 흐뭇해 지는 마음보다, 녀석들 시집보낼 염려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한 창 맛이 오를 시기. 이달 20일경이면 첫 수확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 #금오귤림원 #제주과수원 #무농약감귤 #극조생감귤

2014.10.04 (토) 맑음. 졸갱이와 억새. 가을단상

맛 없어. 못 머크라. 어려서부터 공장식 군것질에 익숙해져, 그저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서 전해지는 한마디가 못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긴, 내가 먹어봐도 그리 손이 갈만큼은 아닙니다. 밋밋하고도 단백한 맛이라고 할까요? 세대가 거듭될수록 자연이 자꾸 잊혀져 가는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비로소 나이 들어서야 깨닫는 자신에게서도 씁쓸한 여운이 떠나지 않습니다. --- 우리 몸안에는 이미 약국과 병원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고 하던가요? 그 약국과 병원에 채워져 있는 약들은 모두 자연적일까요! --- 2012년 9월이었던가요? 태풍 싼바! 과수원 방풍수 30여그루가 쓰러졌었습니다. 큰 재목은 아니라도 소소히 쓰여질것 같아 다듬어 두었던 녀석들... 적당히 건조되어, 이제 간이 창고던 바람막이던, 아님 ..

2014. 10.04 (토) 별빛없음. 바보처럼 살았군요 - 김도향

2014. 10.04 (토) 별빛없음. 바보처럼 살았군요 - 김도향 느닷없이,별 빛조차 잠들어버린 이 새벽에백발 성성한 노 가수의 목소리가 그리워집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바보....세상을 바로 보는... 의미랍니다. 바로 볼 수 있는 이는 바보다?현대의 사회상인가요? 세상의 모든 바보들을 위해, 브라보! * 바보 : 바라볼 수록 보고싶은 사람.... ??? --- 바보처럼 살았군요 - 김도향 바보처럼 살았군요 - 김도향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난, 참 우~~ 우~~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난, 참 우~~ 우~~ --- 어느날 난 낙엽지는 소리에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 그냥 덧없이 흘려버린오~~ 그런 세월을 느낀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우~~ 우~~ ..

2014.10.02 (목) 맑음. 청귤이라...

해 보지 않은 일을 하려면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여지기 마련입니다. 지난 달 20일경에 부탁을 받았으니 벌써 10여일이나 뭉기적거리고 있었네요. 핑계는 좋습니다. 연속 비가 내렸으니, 햇볕을 조금 쏘이고 보내겠다는 둥... 어제 그제 이틀간 부슬 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 찬환경 무농약이나 유기재배 노지감귤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중에 석회유황합제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계유유제, 석회보르도액이라는 약제가 있구요. 친환경 과수재배에 있어 이 세가지 약제는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천연 야생초들의 독성이나, 해충을 쫒거나 유인하는 특성을 추출하여 각 농가 나름의 천연약제를 만들어 사용 하기도 하구요. --- 사실, 서울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했었습니다. 방제작업을 했던거죠.(유..

2014.09.28 (일) 맑음. 청귤? / 얘는 씨앗으로?

지난 주, 서울에서 3통의 전화를 받았었습니다. 청귤 청에 대한 첫번째 전화에서는 무슨 이야긴가 싶어 청견과 마케팅 수법일것이라는 다소 동떨어진 대답을 전했는데... 다음 날 아침, 다시 같은 내용의 문의를 다른분으로부터 듣고 나서야, 비로소 어제 전화의 의미와 잘못된 답변이었음을 깨닫고, 즉시 정정 전화를 드렸었습니다. 발효에 대한 짤막한 지식과 함께... 그리고 다시 부산에서 또 한통의 전화... 무슨 일이랍니까? 갑자기 청귤 바람이라도 불었대요? --- 온라인 쇼핑몰과 네이버, 구글... 알아보니, 대체로 옛 문헌을 바탕으로 한, 역시 마케팅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한여름 무더운 날, 매실 청 한잔으로 갈증을 해소하듯, 그렇게 청귤 청 한잔으로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