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지(2015이전)/2014 관행 감귤(세화) 2

2014.12.22(월) 흐린건지 맑은건지, 눈도 오고.

딱 하루! 표선2과수원 수확작업 후 올 스톱! 제주시 날씨가 괜찮은 듯하여 새벽을 뒤로하며 달려 표선에 왔습니다. 과수원에 들어서기 무섭게 와~~~~우! 원망, 탄식할 틈도 없이 그냥, 가슴이 탁 트입니다. 와우! ---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리고 또 기다리고... 어느정도 기다림에 익숙한줄 알았습니다. 약과! 기다리다 지쳐, 아예 포기 단계까지 이르러야만 비로소 기다림을 벗어날 수 있음을 ... --- 어쩌면, 다 자란 아이들에겐 지루한 일일겁니다. 내 어릴때도 그랬으니 말이죠. 많지 않은 일, 놀이삼아 그렇게 몸에 맞춰갑니다. 눈 내린 과수원에 아이들 웃음소리와 아낙의 장난스런 목소리가 슬그머니 웃음짓게 합니다. 수확하는 일이야, 그래 어찌됐든 하겠지? 시급하지만, 늦은만큼 또 다른 어떤..

2014.09.15(월)~16(화) 맑음. 표선2과수원 정비작업

앞을 바라보면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저걸 언제 다 치우나. 농삿일과 연을 맺은지도 어느덧 11년여가 지나고 있지만, 늘 새로이 시작해야만 합니다. 정비를 끝내고 이제 조금 안정될까 싶으면, 그 즉시 넘겨주고 다시 다른 곳, 새로이 시작을 해야하는, 늘 개척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만 했으면 싶은데 말이죠. --- 산더미 같이 쌓인 쓰러진 고목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버립니다. 그저 혼잣말로 푸념을 내 밷곤, 바로 눈앞의 고목만을 바라보며 엔진톱의 시동줄을 힘껏 당깁니다. --- 그렇게 이틀간 몰아 쉬며 하나 하나 눈 앞의 고목들을 정리해 갑니다. 비로소 가뿐 숨을 멈추니 가슴 한 켠이 스원스레 뚫립니다. 한꺼번에 몰아 치워버릴 수 없으니, 아마도 내년 일년간 조금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