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147

2016.08.25 (목) 맑음. 둘째 학위수여식...

2016.08.25 (목) 맑음. 둘째 학위 수여식 ------------------------------------------------ 부모가 되어 특별히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4년여의 학위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2년여 전 첫째 역시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졸업을 했었습니다. 공부하랴, 알바뛰랴... 알게 모르게 어찌 원망과 바람이 없었겠는지요. 그래도 대견하기 그지 없습니다. 첫째는 생명과학의 최 일선, 식물자원환경을 전공한 농학사. 둘째는 해양의생명의 최 일선, 수산생명의학을 전공한 이학사. 전자공학을 전공한 아빠와 달리,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부 아빠의 길을 따라 인류의 미래 먹거리를 개척해 갈 초입의 길로 들어 섭니다. ---- 두 딸을 졸업시..

2015.06.07 (일) 흐림.제13회 제주수퍼맨 전국철인3종경기대회 원주팀과 함께...

지난 3월 초, 급작스런 어머님 뇌경색과 치매증상... 병원, 의료보험공단, 간병, 그리고 3개월여의 자가보호... TV나 주변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상황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힘들어 하기도 했습니다. 노인을 상대하는 병원의 행동에 참지못할 분노와, 치매등급을 받기위해 공단을 상대하는 일도, 그리고 자가보호를 위한 집안생활도... 이제서야, 그러한 상황에 처한 이웃들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 1년 농삿일의 70%이상의 노동력이 투입되는 시점에서, 다른 어떤 일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천신만고...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시고서야 부랴 부랴... 제주도를 3번정도 돌며, 밀린 농삿일을 한 바퀴 돌리고 난 엊그제서야 비로소 한 숨을 내 쉴 틈을 찾았습니다. 년 중 햇살이 가장 좋은 시기에 바지런을 떨어야만..

2015.03.26 (목) 맑음. 2014년산 농산물 직판 마감

고객여러분의 크나 큰 성원으로 금오귤림원 2014년산 농산물의 판매를 마감합니다. 2015년 올 한해도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정성을 다해 정밀, 정직하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올 수확기에도 다시 뵐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바라오며, 늘 건강하시고 유쾌한 한 해를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5년 03월 26일 새벽. 금오귤림원 농부 강창용 배상

2015.02.21 (토) 이른새벽. 티븨로 영화 한편.

작년 5월. 4박 5일간의 북경, 왕찡여행 이후. 중국 근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접할 기회가 조금씩 늘어납니다. 영화를 참 좋아 하지만, 전혀 관심조차 두지 않았었지요. 중국영화의 특징이, 허황하고도 허풍이 센, 주로 무협영화였던 까닭일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소개된 중국영화가 모두 그 계통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신해혁명', '인생'에 이어 오늘은 '5일의 마중'을 보고 있습니다. '사회'와 '가족', 그리고 '중국'을 다시 생각합니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주 조심스런 어떤 기류..., 아주 지근거리의 소권력에 대한 사무친 어떤 기류.... 그런것들도 감지되고 그와 동시에 알 수 없는 어떤 두려움... 그렇습니다.

2014.12.17 (수) 첫눈! 해도 해도 너무하네!

결코 반갑지 않은 눈에 태풍 못지않은 강풍. 거기에 운송수단 마비. 거의 한달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는 얄궂은 날씨입니다. 어쩝니까! 그래도 견뎌야 하고 극복할수밖에요. --- 지난 14일, 남자는 나 하나, 큰 딸 포함 12명의 여인들과 함께 미루고 미루던 표선2과수원의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내내 흩뿌리던 빗방울을 무시하고 나니, 오후엔 조금 나아집니다. 그리곤 부랴 부랴 상차, 이동, 하역... 농협선과장에 내려놓은 수확물 모습을 지켜보던 이웃 농부 아주머니의 한 마디가 무척 우울하게 합니다. "우리 귤은 그래도 이것보다는 낫네. 남들에 비해 궂어서 걱정했는데..." 듣다 못해 한마디 던졌습니다. "농약으로 도배를 합디까?" --- 어느사이엔가 우리네 농부들에게도 유기합성농약의 위험성은 ..

2014.12.05 (금) 흐리다 맑다 눈오다 비오다.. 클래식..

벌써 두 주째, 짖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른 지방과는 달리 제주는 이 철에도 수확작업과 함께 흙을 갈고 씨앗을 준비합니다만, 그 어느것도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삿일과의 인연이 어느덧 12년째. 이제서야 비로소 조금 느긋해질 수 있었는데, 이젠 조금씩 조바심이 나기 시작합니다. ---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다시 눈을 돌리니 티븨 회면에선 익숙한 선율이 흘러 나옵니다. 잊혀진 클래식... 아! 그 속에도 이야기와 삶이 있었지... --- 잠시겠지만, 첼로의 낮은 소리로부터 조바심을 늦추며 위안을 얻습니다.

2014.11.05 (수) 맑음. 고등어회라고 들어는 봤나?

2014.11.05 (수) 맑음. 고등어회라고 들어는 봤나? ~~~~~~~~~~~~~~~~~~~~~~~~~~~~ 아직 어리디 어린 포인터 훈련 시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옵니다. 마침, 과수원 입구의 600여평 밭이 놀고 있어 그에 대해 여쭙고자 이웃 과수원의 담장을 넘어 훈련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합니다. 지난 2년여, 가까이서 지켜 보시던 이웃 과수원 쥔장께선 흔쾌히 밭 주인에게 안내하시며 아예 임차료문제까지 일사천리로 해결해 주십니다. 봉투를 내밀자니 손사래를 치실 요량. 할 수 없죠. 점심식사... 역시 사양 하심을 겨우 설득해 외도 바닷가 횟집으로 향합니다. 난생 처음 맛보는 고등어회! 바로 전 잡아들인 고등어 큰놈으로 2마리를 잡았는데, 그 양이 정말 푸짐합니다. 건너편 선주 부부와 친구분들,..

2014.11.03 (월) 흐리다 맑았다... 요즘 이러고 삽니다.

다급한 전화 한통이 마음을 급하게 합니다. 오후 4시까지 80짝을 맞춰야 한다네요. 내키지 않지만, 급할때 서로 조금씩 도와야 하잖아요? --- 홍보용 사진도 찍어야 하구, 과수원 방문객도 맞아야 하구, 발송된 택배 확인하다 오리무중인 발송품 찾아 그야말로 헤매기도 해야 합니다. 수확도 해야하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빗님은 또 왜 보내신답니까? 수확도, 포장도, 발송도 모두 멈춰야 합니다. 다시 문자와 전화통 붙들고 씨름을 시작합니다. --- 전쳬 수확량의 30% 정도는 흙으로 돌려 보내야 합니다. 아주 멀쩡하고 색깔도 최고로 발색되었는데, 딱 한 곳의 짙은갈색 병해를 입은 녀석들... 아직 해결을 못해 부득불 흙으로 되돌립니다. 하긴, 그 녀석들 흙으로 돌아가 다음해 결실로 되돌아 오긴 하겠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