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67

[2007.05.06 (일) --비]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돌문화공원 삼달리 유기농부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외출에 맞춰 도시락 40여개를 싸들고 [제주돌문화공원]을 찾았다. 부슬 부슬 내리는, 고사리 장마라도 시작하는 걸까? 다행히 큰 비는 내리지 않아 오히려 산뜻한 분위기 속에서 공원을 둘러볼 여유도 부렸다. 돌, 바람, 여자.... 그래서 삼다의 섬이라 했던가! 하긴, 정말 많기도 하다. 일상을 둘러 채이는 것, 밟히는 것, 애써 외면해 보려 눈길을 돌려도 의례껏 그 곳에 있는 것은 바로 암벽에 돌이니 굳이 많다고 표현하는것 자체가 외려 부자연스럽다. 그저 그려려니...너무도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있어 매일 매일을 공기로 숨을 쉬듯 그렇게 사용하고 부딪치면서도 관심두지 않았건만, 비로소 오늘에야 그 숱한 바위와 돌들이 제주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과 문화를 끼..

[2007.04.14 (토) 맑음] 동거문 오름

동거문오름 봄바람은 여지없이 여인네 마음을 흔들어 버렸다. 어디든 나서자는 안사람의 성화에 못 이겨, 종일토록 자고만 싶은 내심을 툴툴 털어버려야 했다. 그래, 이왕 나선거...지난 주에 보아 두었던 높은오름을 찾아 나서볼까? 동부산업도로를 거쳐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방향으로, 그리고 중간쯤에서 갈라지는 오름사이로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객들을 맞는다. 백약이 오름 입구쪽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어 높은오름을 찾아 나서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동검은이(거문이,거미)오름의 모습에 발걸음을 돌렸다. 제주의 오름은, 보는 장소마다 그 형태를 달리한다. 그렇지만, 어느곳에서건 그 부드러운 곡선형태의 능선만큼은 비슷했는데... 유독, 동거문이오름의 능선은 가파르게 치솟은 직선이다. 뾰족한 첨답처럼 그 정상의 끝은 ..

[2007.04.08 (일) 맑음] 손지오름

길가에서 바라 본 손지오름, 바깥에서는 그저 평범하고도 나즈막하게 보이건만, 막상 오르기 시작하면 가파른 경사로 인해 숨이 찬다. 게다가, 산 정상에 서면 웅장한 굼부리와 주변경치가 새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손지오름 입구에서 바라 본 용눈이 오름, 가장 가까이 보이는 알오름과 함께 크게 3개의 봉우리가 마치 삼각형의 꼭지점을 연결하듯, 그렇게 완만하게 결합되어 있다. 유채밭과 용눈이 오름 손지오름을 오르다 찰칵 - 용눈이 오름 그 누가 천상의 계단이라 이름 붙였던가. 용눈이 오름 한 켠 기슭엔 이렇게 하늘로 향하는 말없는 이들의 계단이 있다. - 역시 지름신을 팍팍 불러 일으키게 한다. 손지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 오름 손지오름의 굼부리 - 늦은 오후 햇살을 받은 굼부리 안켠은 은 빛으로 물들어 반짝거림..

[2007.04.08 (일) 맑음] 용눈이오름

용눈이 오름 기슭에 자리한 자그마한, 그러나 화구를 갖춘 알오름과 그 건너편에 손지오름이 보인다. 용눈이 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 오름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가 되었는지, 애초부터 혼자였는지 모르지만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던, 학 한마리. 광학3배줌이 이렇게 아쉬울줄은, 이럴땐 정말 지름신이 팍팍!!! 통통하니 살이 오르기 시작한 고사리들도 오름의 기슭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느 누구의 묘를 지키고 있었을까. 졸음에 겨운 사자 한 마리가 핀곤한 모습이다. 아! 용눈이 오름에도 비록 깊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곡이 있었네. 나즈막한 언덕들이 정겹게 자리한 넓은 초원, 그 언덕 사이로 노래에서 나올 듯한 집 한채 짓고 살고 싶다.

[2007.04.02 (화) 맑음] 사랑 한 줌

사랑 한 줌 원시인/강창용 구수한 차 한잔에 행복한 사랑 한 줌! 그리고 케케묵은 만년필 한 자루에 구깃 구깃한 원고지 묶음. 진하디 진한 사람 내음 있을것만 같은데 순식간에 뚝딱 해치운 향기없이 말라 비틀어진 차 번지르르 빛깔만 고운 인스턴트 사랑. 그리고 생기없이 하이얀 모니터 소리만 요란한 자판으로 씌어진 죽어버린 시 한 수. 수필 한 자락! 그립다. 옛 정이 그립다. 만년필의 길고 가느란 선이 그립다. 시큼한 사람 내음이 그립다. 너의 따스한 손 잡음이.... 나. 어느새 개밥바라기별이 되는가.

[2007.03.25 (토) 맑음] 것구리오름

여섯달쯤 지나고 있을까? 오름 산행을 쉰지가 벌써 그렇게 지나고 있다. 다시금 시작해 볼까나.... 지도책을 펼쳐들었다.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꾀꼬리오름]이라는 오름이름이 눈에 띈다. 어찌 생겼길래... 다행히 멀지 않기도 하고.... 표석은 [것구리오름]이라 씌여 있다. 아마도 발음이 비슷하다보니 [꾀꼬리오름]이라 표시 한 것은 아닐런지... 멀리서 보니 나즈막한 언덕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왠걸. 대개의 오름들이 그렇듯,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산 정상부에 이르니 동쪽 저 편으로 펼쳐진 크고 작은 오름들과 그 아래, 넓직하게 펼쳐진 곳자왈 숲이 장관이다. 오랫만의 산행... 그렇게 간단히 마무리 한 채 무엇인가 허전한 마음에 삼달리 유기농부, 그리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둘러 오는길에 통나무 펜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