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강창용
구수한 차 한잔에
행복한 사랑 한 줌!
그리고 케케묵은 만년필 한 자루에
구깃 구깃한 원고지 묶음.
진하디 진한 사람 내음
있을것만 같은데
순식간에 뚝딱 해치운
향기없이 말라 비틀어진 차
번지르르 빛깔만 고운
인스턴트 사랑.
그리고 생기없이 하이얀 모니터
소리만 요란한 자판으로 씌어진
죽어버린 시 한 수.
수필 한 자락!
그립다. 옛 정이
그립다. 만년필의 길고 가느란 선이
그립다. 시큼한 사람 내음이
그립다. 너의 따스한 손 잡음이....
나. 어느새
개밥바라기별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