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노래

[2007.02.27 (화) 맑음] 당신을 만납니다.

금오귤림원 2007. 2. 27. 23:40
당신을 만납니다.
原始人/姜昌龍
이 추운날

거친 바다를 건너
스무해를 넘겨 찾은
쓸쓸한 도시에서

새벽 어스름을 보듬고
당신을 만납니다.

설마

그저 이방인들의 삭막함과
정갈하지만 무엇인가 허전한
이 낯선 도시의 지하실 한 구석에

뽑히지 않을 만큼 빼곡히 들어찬
수 많은 이름들 속에서
가까스로 당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 오래전,

철없던 시절에
한 번 쯤 얼굴을 마주 했던가요?

당신이 뜨거운 뿌리를 내릴 즈음엔
내 얼굴 여며 기억해 주시련지요!

나도 그 뜨거운 뿌리를 내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