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얼굴 한번, 목소리 한 번 접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1년 후배님인 소병봉님께서 어느 사이트에 올린글을
스크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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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도 문제, 교과서 왜곡문제,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일본과 전쟁으로 한번 붙어 보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거니와, 북한과 손을 잡고 일본을 핵으로 공격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리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뿐더러,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과 전쟁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한 번쯤 일본의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주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경제대국 일본이 군사대국화를 추진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감정적 의견이 난무하기만 할 뿐 진정한 일본의 군사력을 평가해 보려는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취지는 그런 감정적인 의견에서 벗어나 일본의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가져 보자는 데 있다.
미리 밝혀 두지만, 나는 사상이나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념론이나 관념론도좋아하지 않는다.편견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 친일이나 반일, 또는 민족주의따위의 개념은 배제한다.
나는 그 동안 일본自衛隊 (이하 自衛隊라 칭함)에 관해서는 20여년 이상을 주의깊게 관찰해 왔고, 실제로도 몇 차례에 걸쳐 방문도 해 봤다. 이 글에서는 그 동안 내가 보고 느낀 점을 담담하게 적어본다. 가능한 한 내 개인적인 의견을 배제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도 참고했다.
부디 친일이나 반일따위의 관점에서 나를 비판하는 것은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
1996년12월, TV아사히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육상自衛隊의 훈련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는, 우선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군사 훈련장에서 전차훈련을 하는 장면부터 시작되었다.그 전차는 구소련이 존재했을 당시에, 일본영토에 소련이 침범했을 경우의 히든카드로 쓰기 위해 개발되었다. 그러나 전차가 완성되었을 무렵에 이미소련은 붕괴되어 없어지고,포신을 갖다 댈 곳을 잃은 전차만이 멀리 미국에까지 와서 포효를 울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왜 自衛隊의 전차가 미국에까지 와서 훈련을 하는가? 그 이유는 전차의 성능이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정거리가 대단히 길어서 일본의 좁은훈련장에서는 그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가 없다는것이다. 일본의 첨단기술이 낳은 그 전차는 FCS라고 불리우는 장치를 갖추고 있어, 적의 탐지,포착,조준,장진등의 일련의 조작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행하여, 가장 신속정확하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주행속도, 행동반경, 등판능력등에서도 세계의 어느 전차보다도 우수할 뿐더러 모든 지형에서 안정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대전차 지뢰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제거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20C가 낳은 지상 최강의 전차라는 이야기이다. 이 전차는 그 후에도 꾸준히 생산되어 지금은 육상自衛隊의 주력 전차로서 자리잡고 있다.
나도 후지산에 있는 육상自衛隊를 방문했을 때 이 전차에 시승을 해본 적이 있다.
그 뒤 TV 화면에 비친 것은 중저고도용 지대공 미사일인 호크와 중고고도용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어트의 사격 훈련 장면이었다. 말이 미사일 사격 훈련이지 마치 불꽃 놀이 연습이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호크미사일은 1발당 약 4000만엔, 패트리어트미사일은 약 6억 3000만엔이나 하는 고가품인데도, 수도 헤아릴 수없는 미사일을 하늘이 뒤덮힐 정도로 쏘아 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방공포병은 호크조차도 제대로 실탄사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自衛隊는 해마다 8월부터11월까지 뉴멕시코주에 있는 훈련장에 많은 自衛隊원을 파견하여 풍부한 훈련을 쌓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몇몇 훈련 장면을 보여준 뒤 다음과 같은 미군 훈련소장의 코멘트로 방송은 끝을 맺었다.
"自衛隊는 다른 나라의 부대에 비해 시간을 엄격히 지킬 뿐 아니라, 더 할 나위 없이 훈련 수준이 높습니다. (自衛隊는) 최고의 부대입니다.”
(참고:自衛隊의 호크는 PIP3 의 미제, 패트리어트는 미쯔비시가 생산하고 있는 일제이다. 나이키는 전략적인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1995년에 自衛隊에서 전면 철거되었다.)
현재, 세계에서 정예군으로 꼽히고 있는 부대는 이스라엘군, 스위스군과 아울러 自衛隊이다. 특히 自衛隊는 사기 병기 교육수준 및 조직운영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왜 自衛隊를 세계 최강의 부대라고 하는가, 그리고 그 비밀은 무엇인가?
일본의 방위 예산은 약 5조엔 (2003년 4조9000억엔)으로, 한국의 3배 이상이며 세계 3위의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가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막대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만이 선진 20개국 중에서 군사비가 GNP의 1%를 넘지않는 유일한 나라이다. 그 만큼 일본의 경제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아직도 군사비를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산이 크다는 것만으로 自衛隊가 강하다고 하는 게 아니다.
강한 군대, 즉 정예대란 무엇인가? 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사기 병기 교육수준 및 조직운영이 뛰어난 군대를 말한다. 그 요소들이 각각 분리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간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사기가 높으면 훈련 효율이 올라가고, 훈련도가 오르면 사기가 높아진다. 우수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으면 사기나 훈련효율이 올라간다. 뛰어난 조직운영이 있음으로써, 일사불란한 군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自衛隊의 사기는 얼마나 높은가?
사기를 측정하는 척도 중의 하나가 영내의 사고율이다. 사기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고율은 낮아진다. 自衛隊의 경우 5년간의 사망 사건이 평균 2건에 불과하다. 이를 병사 연평균으로 계산하면10만명당 0.17건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미군은 7건으로, 自衛隊의 40배 이상에 달한다. 무장 탈영이나 하극상 사건도 여태까지 거의 없다시피 했다.
自衛隊의 사기가 높은 이유를 들면, 내 개인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自衛隊가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는 점이다.
가고 싶지도 않은 군대에 징집되어, 거의 무보수로, 의무복무연한을 「꺼꾸로 매달려도 돌아가는 국방부 시계」를 쳐다보며 보내는 쪽과, 자신의 희망에 의해 입대하여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근무하는 쪽과, 어느 쪽이 높은 사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自衛隊의 높은 사기에 관계되는 중요한 또 하나의 요인은 독특한 조직구조에 있다.
보통 군대조직은 사병→ 하사관(부사관) →장교의 순으로 계급이 높아질수록 인원이 적어지는 이른바 피라미드형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自衛隊의 경우는 하사관과 장교의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사병이 적은 다이아몬드형 구조로 되어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우리가 自衛隊를 무서워 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비밀이 여기에 숨겨져 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나중에 논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다이아몬드형 구조가 진급이나 인사문제를 매끄럽게 한다는 것만 말해두고 싶다.
생각해 보라. 소위보다 중위가, 중위보다 대위가 인원이 많다면 얼마나 진급이 쉽겠는가?
따라서 自衛隊에서는 진급이나 인사문제에 따른 불만이 없이 안심하고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우리나라의 장교들이 진급이나 인사문제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가를.
일본은 대단히 평등화된 사회이다. 과거 그 어떠한 사회주의 국가도 일본만큼 평등한 사회를 이룬 적이 없다. 일류 대학 출신으로 일류 회사에 근무해도 청소부와의 급여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그 평등성이 오늘날의 안정된 일본사회를 이루고 있는중요한 조건이라 할 수있는데, 그원칙은 自衛隊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自衛隊는 17계급으로 나뉘어져, 그 안에 336단계의 대단히 세분화된 급여체계가 있다. 그 단계간의 급여 차이는 지극히 작다.
예를 들어, 신병의 급여를 100이라 하면 신병→소위→대장의 급여는 100→132→430 이다. (미군은 100→184→995 로 벌어진다. 한국의 사병의 경우는 징병제이므로 그와 비교하는데는 무리가 있으나, 간부의 경우 미군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이 평등화된 급여체계도 自衛隊의 높은 사기에 직결되는 요소가 된다. 상관이 자기보다 그리 많지않은 급여를 받으며 근무에 충실하고 있는데, 자기만 불평불만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들자면, 그 것은 곧 일본인들에게 공통되는 하나의「신앙」이 될 것이다.
그 「신앙」이란 종교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그 「신앙」을 바꿔 말하자면,「자기가 믿는 집단의 권위체」이다. 일본인들은 개인적인 유대감은 우리보다 약하나, 조직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성심이 강하다. 개성이 강하고 저돌적이고 용맹한 우리 한국인은 집단내에서 자신을 굽히고 복종을 강요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조직이 형성되면 그 안에서는 강한 단결력을 발휘할 뿐더러, 집단을 위해 목숨조차도 서슴없이 버린다. 개중에는 일본의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군대 경험이 없으니까 전쟁이 나도 한번 해볼만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선량해 보이는 일본인들이지만, 전시가 되면 하루아침에 명령 한마디에 전원이 폭탄을 짊어지고 적진으로 돌격할 특공대로 바뀔 것이라고 상상하게 하는 장면을 나는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다. 「자기가 믿는 집단의 권위체」와 동기만 마련되면 어떤 명령에라도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민족이다. 말 그대로「자기가 믿는 집단의 권위체」는 그들의 「신앙」인 것이다.
自衛隊의 훈련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그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1인당 군사비가 우리 국군의 10배에 달하는 바, 그들은 훈련에 돈을 그야말로 물 쓰듯이 한다. 해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미국에 파견되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하고 각 장비의 성능을 시험한다. 미사일이든 로켓트탄이든 사정없이 쏘아 올린다.
훈련을 하든 교육을 하든 돈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예를 들어 발칸이라 불리우는 20mm대공포가 있는데, 분당 3000발의 사격이 가능하다.
그 실탄 1발당 가격이 국군 사병 한 달 급여와 맞먹으니, 발칸 1대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 하면 1분동안에 3000명분의 사병 월급이 날아가는 셈이다. 그 훈련을 모의사격으로 할 것인가 실탄 사격으로 할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돈 문제이다. 후자 쪽이 훨씬훈련 효과가 높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自衛隊는 일부 장비를 제외하고 거의 자기들의 「국산」을 쓰고 있다.
일본의 높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첨단 장비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병력이야말로 20만에 지나지 않으나, 무장력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해군력에서는 해상自衛隊가 이미 아시아에서 제1위가 된지 오래이고, 육상自衛隊 ・항공自衛隊 도 최강 그 자체이다.
일본의 군사 기술은 세계에서도 유명하다. 일제 부품 없이는 미국의 첨단 미사일이나 항공기가 거의 뜨지도 못할 정도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자국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장비로 무장 ・훈련하고 있다는 자체가 自衛隊의 사기와 훈련효과의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이제까지 왜 自衛隊를 세계 최강의 정예부대라고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제 아무리 自衛隊가 강하다고 해도 기껏 20만 정도의 병력이 아닌가.
그 까짓 병력을 가지고 일본의 군사력이 크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 아닌가라는 반론이 있을 법하다. 사실 일본인들 중에도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 것은 自衛隊의 겉만 보고 하는 말이다. 진짜로 自衛隊의 무서운 모습은 다른 곳에 숨겨져 있다.
나는 앞에서
「自衛隊의 다이아몬드형 구조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自衛隊를 무서워 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비밀이 여기에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이아몬드형 구조」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무섭다고 하는가?
현재 自衛隊는 사병 6만명 하사관 12만명 장교 4만명으로 편성되어 있다. 즉 自衛隊의 조직은 전투능력이 높은 간부 요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간부 요원보다 사병의 전투력이 높지 않느냐는 상식 이하의 질문은 하지 마시라. 첨단 장비를 효율높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총 들고 뛰어다니던 2차 대전 당시의 전쟁이라면 몰라도 현대전에서는 첨단 장비가 승패를 좌우한다)
自衛隊와 함께 세계 최강의 정예부대라고 알려진 이스라엘군이나 스위스군도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형 구조이다. 그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가는 수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여지없이 보여 주었다. 한명의 뛰어난 전투원이 긴급 사태에서는 적 1개 대대의 병력에 필적하는 법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형」의 무서움은 전투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즉 그것은 일단 유사시에는 병력이 4배로도 5배로도 10배로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든지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自衛隊는 순식간에 100만을 넘는 대군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말을 못 믿겠는가?
그렇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군을 보라.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베르사이유 조약에 의해 병력을 10만명으로 제한당했다. 그러나 우수한 장교와 하사관을 중심으로 양성된 독일군은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마자 급격히 팽창하여 단 6년도 걸리지 않아서 550만이라는 초대군이 되었다. 그 독일군이 미국 ・유럽 ・소련연합군을 상대로 얼마나 용감하게 싸웠던가는 주지의 사실이다.
만일 지금의 일본이 적극적으로 군비확대를 추진하면 어느 정도의 군사대국이 될까?
당시의 독일의 인구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산출해 보면, 일본은 6년 안에 1000만명의 병력과, 7척의 항공모함, 6000기의 고성능 전투기, 7000대 이상의 전차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만일 7척의 항공모함이 동시에 작전을 개시했을 경우에는, 1시간 이내에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전투력이 된다. 일본이 핵 개발에 착수하게 되면 6개월 이내에 2000개 이상의 고성능 핵폭탄을 제조, 1년 이내에 목적지까지 핵폭탄을 정확하게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만들어 실전배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우리 한국은 일본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가? 自衛隊는 한국군이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하는가? 걸핏하면 일본과 한번 해보자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로 자신이 있어서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현재 일본의 군국화를 막고 있는 것은 세계의 정세와 국민여론이다.
금후, 세계의 정세가 바뀌고 나면 그 제동 장치는 군국화를 반대하는 국민여론 뿐이게 된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한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또한 전쟁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독도나 교과서 왜곡 문제에는 관심도 없다. 심지어는 상임이사국 가입 문제 마저도 그렇다.
따라서 한국인이 자신들을 적대시해도 왜 그러는지를 얼른 이해하지 못한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고 보지만, 만일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어 일본과의 전쟁 불사론이 급격히 대두되고, 끓어 오르는 국민 여론을 막을 길이 없게 된 정부가 병력을 일본 견제에 투입하는 사태가 발발하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양국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자연스럽게 일본 국민들의 여론이 군비 증강을 용인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고,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의 군비확대가 진행될 것이다.
그 것이 당장 전쟁으로 가지는 않는다 해도,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북한 하나만 상대하기도 힘든 우리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지금조차도 일본과 맞먹는 군사비를 마련하려면 국가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써야하고, 그 것이 곧 재정파탄 및 경제침체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북한과 연합하여 일본을 공격하자는 철 없는 주장을 하는 자도 있으나, 우리에게는 그들이 쓸 연료와 식량을 대 줄 여력도 없거니와 그들이 꺼꾸로 우리를 공격하지 말란 보장도 없다. 설사 그런 염려가 없다 해도 일본이 해안을 봉쇄해 버리면 연료와 식량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육로로 들여온다 해도 수송비 때문에 엄청나게 가격이 뛰어 당장에 경제가 붕괴될 것이다. 물론 한국이 북한과 연합한다 해도 군비를 증강한 일본에게 전력면에서 앞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일 양국이 군사적 대립으로 치닫게 되면 한국이 훨씬 큰 손해일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일본은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 것으로 끝나지만, 한국은 국가존립 그 자체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