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 번씩, 아마도 1년에 한 번정도 전화상으로나마 연락을 주고 받던 친구가 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작년 한해동안은 연락을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도, 나도 그저 잘 살고 있겠거니,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했겠지요. 얼마전 순실친구에게서 느닷없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바로 그 친구(순실이 아님)의 소식을 전하는 친구의 목소리는 그리 밝지 못했습니다. --- 군에서 같은 주특기(직별)로 근무했던 친구들과 함께 그를 찾았습니다. 환자복 차림의 친구의 머리는 이미 2번에 걸친 항암치료로 인해 민둥산처럼 변했고, 창백한 모습과는 달리, 늘상 그랬듯 밝고 유쾌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랜기간 병상의 피곤함과 치료의 고통에도 말입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어두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싶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