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이 까맣게 익어갑니다. 어린시절, 춘천의 어느 철길 옆, 무성했던 그 까마중과 삥이, 숨으면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뽕밭의 오디도 잘 익으면 까맸었습니다. 엊그제까지는 과수원 한 귀퉁이에서 그래도 아직까진 하며 버티던 호박잎이며 줄기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한꺼번에 스러져, 그 안에 꼭 꼭 숨어있던 호박들이 여기 저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얼추 세어보니 대략 50여개 정도 되네요. 뿌려 놓기만 했지 단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상추도 늦게서야 꽃대를 세웠습니다. 너무도 가물어, 죽이지만 말자 하며 특별히 신경을 쓰기도 했지만 씨라도 받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 검은 콩도 있었는데... 그리고 쪽파도 구석 한 켠에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곧 수확도 하겠지요. 특별한 가뭄 덕에 더 특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