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2014.10.04 (토) 맑음. 졸갱이와 억새. 가을단상

금오귤림원 2014. 10. 4. 22:26
맛 없어. 못 머크라.

어려서부터 공장식 군것질에 익숙해져,
그저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서 전해지는 한마디가 못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긴, 내가 먹어봐도 그리 손이 갈만큼은 아닙니다. 밋밋하고도 단백한 맛이라고 할까요?

세대가 거듭될수록 자연이 자꾸 잊혀져 가는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비로소 나이 들어서야 깨닫는 자신에게서도 씁쓸한 여운이 떠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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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안에는 이미 약국과 병원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고 하던가요? 그 약국과 병원에 채워져 있는 약들은 모두 자연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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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이었던가요? 태풍 싼바!
과수원 방풍수 30여그루가 쓰러졌었습니다.

큰 재목은 아니라도 소소히 쓰여질것 같아 다듬어 두었던 녀석들... 적당히 건조되어, 이제 간이 창고던 바람막이던, 아님 초라한 정자던.

쓰여질 곳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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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길가의 억새꽃이, 성큼 성큼 가을길을 재촉합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의 손길도 조금씩 차가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