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농업개방화 추세와 농업인 역할에 대한 작은 생각...

금오귤림원 2011. 7. 28. 23:10

세계적 농업개방화 추세에 따른
농업인 및 농업관계인의 역할에 대한 小考


친환경과수전공 강 창 용

1947년 4월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즉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 출범한 이래, 1986년에서 1994년까지의 우루과이라운드(우루과이무역협상)를 거쳐 1995년 국제무역기구(WTO; World Trad Organization)가 탄생하고, 2001년 11월 제4차 WTO 각료회의에 의해 도하개발의제(DDA; Doha Development Agenda)가 출범하여 2008년 현재 진행중에 있으며, 이와 병행하여 세계 각 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한 양자간 자유무역(FTA; Free Trade Agreement) 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등, 바야흐로 전 세계는 다자간 무역협상 또는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위해 혼신을 다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67년 4월 GATT에 가입한 이래, 우루과이라운드를 거치며 특히 농업부문에서의 몸살을 경험한 상태이며, 한-칠레(’94.4), 한-싱가포르(’96.9), 한-EFTA(’06.9), 한-아세안(’07.6; 상품부문), 한-미(’07.4)간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이 타결되어 발효 또는 비준을 기다리고 있고, 한-EU(07.5), 한-아세안(서비스 및 투자부문), 한-캐나다(05.7), 한-인도(06.3, 포괄적경제파트너쉽협정, CEPA; Comprehensive Econo- mic Partnership Agreement), 한-멕시코(06.2, 전략적 경제보완협정, SECA; Stragetic Economic Complementation Agreement), 한-일(03.12, 중단)간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에 있으며, 한-중(07.3) 및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한-러간 협상을 위한 사전절차가 진행중에 있다.

다자간 무역협상이든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이든 그 핵심 배경에는 미국 및 EU 등 선진국들의 수출산업과 관련하여 수입국들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통한 수출장벽을 제거하기 위함에 있으므로, 향 후 세계무역환경은 각 국의 경제적 통합을 중심으로 한 통합권의 시장력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따라 대 부분의 농산물 수입국들의 농업부문은 상당히 후퇴 또는 자생력 자체를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GATT에서 우루과이라운드, 그리고 WTO와 DDA 및 FTA 등 60여년간의 국제무역과 관련한 일련의 협상 및 협정에서 특히 농업부문은 비농업부문과는 달리 매우 예민하여 우루과이라운드 이전까지는 보호무역주의의 성격이 강했지만, 우루과이라운드가 출범할 당시의 급격한 세계정세의 변화와 더불어 농업부문역시 개방의 물결로부터 더 이상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며,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이 후로 더욱 거세져 농업시장력이나 농업생산력이 약한 농산물수입국들의 농업부문에 대한 경쟁력 역시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루과이라운드 출범 이 후, 지금의 농업수출국들은 농업부문의 구조개편과 더불어 단순생산에서 기술생산으로, 식품성 농산물의 직접생산에서 농산물 생산을 위한 간접생산으로 등 농업부문의 다양화와 함께 수출형 농산물 생산 및 유통관련 경영체의 육성등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 온 결과, 네덜란드 및 뉴질랜드, 프랑스 등 몇 몇의 농업수출국들은 농업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농산물 순수입국의 위치를 벗어나 농산물 수출국으로서의 위치를 견지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농업관련 각종 연구기관이나 정부, 입법기관에 의해 법적, 제도적 보완책들을 마련하는 등 꾸준히 준비해온 것은 사실이다. 영농규모화사업을 위시해서 새로운 농업기술의 개발과 보급, 각 종 생산단체에 대한 지원 등 선진농업국가들의 농업구조개편 등의 시스템에 뒤 떨어지지 않는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그것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훌륭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장치들이 현장에 직접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 부분 적용되고 있는 부문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적용 및 활용 정도가 극히 미약하다는 점은 분명,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정부 및 연구·시험기관, 농업관련 지식인 등과 그 정책을 수용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농업인 및 농업생산자단체 또는 농업경영체 사이에 커다란 간격 또는 불신이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지금까지의 우리 농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대부분의 농업생산인들은 농촌진흥청 산하 각 연구소 및 시험장과 도 농업기술원 및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보급하는 생산기술중심으로 오로지 농업생산부문에만 힘써왔으며 또한, 농업생산자와 도시소비자 사이의 간격에 있어서도 생산지유통인 및 수집상과 도매시장법인 및 농협공판장, 소매시장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유통과정으로 인해 그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또한, 각 종 농업관련 기관에서 시행중인 교육부문(정보화교육포함) 역시 거의 모든 과정이 농업생산기술 및 정보화 기기의 단순 사용법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법.제도의 변천 및 변화, 세계농산물시장의 변화, 세계무역기구의 역할과 기능 및 그로 인한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향 후 국.내외시장의 정책변화 등의 예측, 통계자료의 활용과 그에 따른 시장변화 예측 등 농업경영인으로의 체질변화를 위한 기회 역시 충분하지 못했다.

세계최고의 정보화국가라 자부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한 우리의 정보통신산업을 바탕으로, 그를 활용해 보다 수준높은 농업생산력과 경영능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이미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농촌현실은 어쩌면 농업강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단순생산기술의 보급 및 정보화 기기의 단순조작법의 교육과정을 벗어나, 새로운 농업교육과정(농업경영인으로서의 체질변화를 위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한)의 마련과 시행은 농업지식인을 비롯한 정부 및 관련기관과 현장의 농업생산자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크게는 국가가 기획하는 관련정책의 성공적 구현의 기회가 되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며, 작게는 보다 부유한 농촌을 건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쌀농업을 중심으로한 영농규모화사업 및 농지임대차사업중 농지임차사업 등은 특작물농업 등과 비교해 비교적 부가가치가 적은(그러나 웰빙 트렌드와 관련하여 쌀 및 특작물농업 이외의 과실 및 일반원예작물에 대한 관심도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일반 밭농업과 과수원예농업 등 농업분야 전반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그 시행주체 역시 정부 및 공공기관(한국농촌공사)에 의해 주도됨과 달리 농업회사법인 등 농업현장에 가까운 단체에 의해 주도되어야 한다. 이러한 류의 농업회사법인은 생산자단체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과는 달리 의사결정구조가 간단하여 영농규모화사업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현장에 가까이 있음으로해서 홍보 및 규모화 속도 등에 있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회사설립정관등에 의해 출자방식을 다양화 하여, 고령농업인 또는 소규모 농업인의 출자자 또는 고용 및 반고용 형태를 취함으로써 농업회사법인의 농업생산력을 극대화 함과 동시에 사회취약계층(고령농업인 및 소규모 농업인 등)에대한 간접적 안전망을 확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안정 또한 도모할 수 있다.

농가홈페이지보급사업에 있어 상당한 정부지원이 시행되고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농가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농가의 정보화기기에 대한 기본적 사용법 미숙과 더불어, 중.대량의 농산물 주문 및 배송시스템의 불편 또는 불가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접근 취약성, 농가홈페이지의 운영 주 목적이 농산물 판매에 치중되어 있는 농업생산자들의 자세와 맞물려 오히려 예산낭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오랫동안 관행으로 굳어진 현재의 농산물 유통구조를 살펴보면 도시소비자들의 일상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소매상들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둔 도시소비자들의 소비성향으로 보건대, 농가홈페이지는 그 운영상의 주 목적이 도.농간 신뢰회복 또는 신뢰형성을 위한 하나의 장으로 운영해 가는 형태로의 자세 전환과 함께, 중.대량의 주문 및 배송이 가능한 쇼핑몰 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도.농간 신뢰가 형성되고, 또한 간편한 수.발주 시스템의 보급이 정상수준으로 이루어질 때, 개별 농업인이든, 농업법인체든 직거래형태의 유통구조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성공적인 농촌어메니티(Amenity; 산업혁명 후 도시집중으로 인한 도시문제와 근로자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도입된 개념) 형성의 근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을 통해 지역특산물 중심으로 한 지자체 중심의 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유통구조개편에 대해서도 연구 되어져야 한다. 한 예로, 현재 각 지자체의 농산물도매시장을, 그 고유의 기능을 유지 하면서도 소비자 직거래가 가능한 형태로 개편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각 지자체별로 중.소규모의 도매시장을 포함한 직거래시장을 운영함으로써 각 지역간 특산물 등의 교환무역 형식 등을 통해 물류비용의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도.농의 일반소비자와 농업생산자간 및 식품산업관련 소비자와 농업생산자간의 유기적 신뢰형성과 직거래 시스템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또한 시대적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웰빙 트렌드에 따라 외국의 고급 레스토랑 등 및 고급식품 시장을 목표로 하는 고급 농산물 수출을 위해 보다 고급화된 전문유통인력의 육성과 경험의 축적이 요청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18세기의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는 급격한 도시화와 더불어 불결한 도시생활 환경과 단순반복적 노동환경 및 고농축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 화학조미료 등의 발달을 가져오게 했고, 이러한 현상은 도시민들로 하여금 절적한 종합운동과 적절한 영양섭취 등을 통한 건강한 생활환경과는 거리를 멀게 함과 동시에 오히려 비만, 당뇨, 아토피, 동맥경화 등 일명 성인병 또는 노인병, 문화병, 현대병이라 불리는 식원병(식생활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병; 생활습관병 또는 만성질환병으로도 불리움)을 만연케 했다. 이러한 만성질환병은 의사들조차 처방이 어려워 환자 스스로의 식습관을 개선해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보고들을 내 놓고 있을 정도여서, 식생활 재료로서의 고품질 농산물은 향 후 농산물 시장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특징은 영세소농, 소규모 경작지, 가족중심영농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대규모 대량생산을 축으로 하는 대부분의 농산물수출국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내포함과 동시에 오히려, 가족중심의 소규모 정원식 영농법의 고품질 농업생산이 가능한, 어쩌면 이 시대에 요구되는 최적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단점으로만 치부했던 면들을 시대적 요구에 따른 장점으로 승화시켜, 소규모 정원식 영농법으로 특징지어지는 우리의 농업부문을 적절히 조화하여 적절한 규모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고급농산물의 수요처를 중심으로 농산물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전문인력(농업생산 및 식품 등 연계산업, 도시 소비자의 소비성향 등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 국제관계 관련지식과 경험등을 갖추어 농업생산현장과 도시소비자간 교량역할을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농산물수출정보의 창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의 육성은 시대적 요청일뿐만 아니라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세계무역환경에 대한 이해로부터의 우리농업현실의 자각과 대응책 및 농업관련 기관과 농업관련 지식인들에 대한 농업인의 자세변화가 그 어느때보다 더 절실히 필요하며 또한 신영농규모화사업, 새로운 정보화사업 및 교육사업, 도매시장 및 직거래 시장 육성사업, 도.농 및 수출정보 창구역할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사업 등이 요구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농업인들의 자세변화와 새로운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 농업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게 됨은 물론, 향상된 농촌문화를 창출하여 보다 여유롭고 쾌적한 농촌, 보다 건강한 농촌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 2008. 12.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수료논문을 준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