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봉 | |
" 오늘은 한라산 정상을 한 번 봅주 ! " " 겅 하게 마씀 " 웬걸, 밤을 새워 버렸다. 고 놈의 컴퓨터.... 결국 나만 빠진채로 항시 동행하던 동행인들만 성판악으로 새벽 여명을 뒤로 하고 출발한다. 오후들어 혼자서 원당봉을 향했다. 삼양 화력발전소 입구로 진입하여 어느만큼 들었을까. '불탑사", "원당사", "명강사" 입구임을 알리는 표석이 서 있다. 넓은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서니 먼저 커다란 연못이 반긴다. 혹시 피어있는 연꽃이 있을까?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듯 한 껏 부풀은 꽃 망울들이 쟁반처럼 평평한 연잎들 사이로 뾰족이 얼굴을 내밀고 있을뿐 아직 그 고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원당봉 굼부리안에 오롯히 앉은 명강사 한쪽 끝에서 시작된 오름 산책로는 오름의 능선을 따라 반대편 능선까지 한 바퀴를 돈다. 몇 일간 산행을 쉬어서였을까. 무더위에 지쳐 늘어진 몸의 상태일까. 그리 험하지 않은 오름의 경사로를 따름이 녹녹치 않다. --- 멀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곳, 그곳에 의외의 섬들이 보인다. 아마도 남해안에 분포되어 있는 군도들중 일부이리라. 분명 그 어느 섬인가 추자도도 있을터이건만, 한성항공이었던가? 완도 상공에서 보이던 한라산의 신비스런 모습이 겹쳐온다. "아. 이 곳 역시 섬이었구나." 비로소 내가 몸담아 살고 있는 이 곳이 섬이었음을 느낀다. 그만큼 일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리라... 아, 이 곳에 봉수대가 있었다 한다. 평시엔 한 번, 적의 출현을 발견하면 두 번, 해안지역에 근접하면 세 번, 상륙하면 네 번, 전투가 벌어지면 다섯 번.... 하지만, 그 봉수대의 모습은 찾을 길 없다. 단지 그 시절의 봉수대 위치였음을 알리는 표석만 있을 뿐. --- 오름의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니 근처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도 보이고 그 한 켠에 소담한 돌담으로 둘러친 자리가 보인다. 그 누구의 묘일까? 그런데 봉분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 비석까지 있는것으로 보아 묘지일터인데... 기념비가 서 있다. 제단일까? --- 중년의 어느 남자분께서 사진 한 장을 부탁하신다. 그 흔한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필름 카메라.... 돌아서는 순간 아마도 어느정도 나이 든 사람이 달랑 카메라 하나 들고 온 모습이 일상적이지 않았음을 느꼈을까. 몇 마디 건네 오신다. 참 자유로우신 분이고 또한 자연을 아끼고 전통을 아끼실 줄 아시는 분. 그 분과 그 연못 옆에 선채로 한 시간 가량 담소를 나눴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자작한시가 어우러진 앨범을 꺼내 보이시며 한시의 멋스러움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요즘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전통을 계승시켜 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참으로 오랫만에, 참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처음 만난 그 중년의 남자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래서 여행을 하라 했던가. 여행중에 만난 사람과는 비록 잠시지만 그렇게 순수함으로 만날 수 있어 좋다. 언제 한 번 대포 한 잔 나눕시다. 모처럼 흐뭇한 산행을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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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펜션 낭]에 들를 요량으로 삼봉로를 따라 봉개를 거처 동부산업도로로 들어섰다. 길을 잘 못 들어 봉개체육공원으로 들어섰음이 오히려 다행이었을까? 마침 마칭밴드 경연대회에 참가한 캐나다 팀의 연습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팀원들의 자유분방함과 마스터의 차분한 지도...참으로 인상적인 모습이다. " 태국의 아이들이 참 잘 합니다. 이 아이들은 별로예요. " 마침 곁에서 바라보던 어느 남자분의 이야기다. 아마도 인근 가까이에 있는 숙소와 관련된 사람이리라... 순간, 우리들의 옛 모습이 뒤 엉킨다. 마칭밴드는 그 특성상, 군인들과 전쟁을 연관짓지 않을 수 없다. 일사불란함을 요구함은 어쩜 당연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취미활동으로 모인 이들에게 있어 무조건적인 일사분란함은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력이 보이는, 그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참된 자유를 본다. 평가는 바깥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나타나겠지만, 내 눈에 비친 이들의 모습은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이다. You will get a win, I hope.... and You are the best winner. 마스터의 이야기를 엿들으니 아마도 내일쯤에 공연에 나설참인가 보다. 내일은 공설운동장으로 이들의 연주를 들으러 나서 볼까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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