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여보게 친구들!
그간 잘 살고들 있었냐?
작년 초에 보고는 다시
여태껏 서로 헤어져 있었으니
많이들 보고 싶지..나도 그래..
그래 잘들 살았겠지
그리고 잊지는 않았겠지
우리가 어떻게 맺은 인연인데
그간 전하지 못한 손바닥만한 소식이야
잠시 접어 두었던 걸로 매듭 짓자구
어디에 있었던지 간에
자네와 내가 그렇게 소중히 한 이름은
지금도 잊지 않고 서로의 가슴에 새겨져 있잖아
그거면 됐지.. 더 바랄 께 뭐 있겠나..
우리도 이젠 나이를 먹긴 먹나 보다
지나간 시절들이 자꾸 눈에 밟히니 말이다
그래 이쯤에서 웃으면서
지나간 시절 잠시나마 돌아 볼까나
낙동강변의 갈대가
형체도 없는 바람의 손짓에도
서로 등 부비며 서걱거린 그 시절
둥지 떠난 새가슴 아이들
뼈마디 깊숙히 박히는 서러움에
스스로 눈물나는 정을 터득해 나갔지
참, 용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야
한 삼년 눈물난 밥 함께 먹고
친구가 뭔지.. 우정이 뭔지를 알고는
또 다시 부모 잘 만난 넘 들은
온갖 수작을 부려 가지않을려는 그곳을
뒤채인 세상 곳곳에서
이름없는 자식으로 태어난
서러운 대가를 지불해야는것 처럼
우리들 대부분이
최소한 5년의 의무복무를 위해
군대라는 곳엘 졸업과 동시에 갔었지.
푸른 눈물 뚝뚝 떨어지는
하사 계급장을 달고 말이다.
그 5년이 넘는 기간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날들이었지
청춘을 잘라먹은 그 기간을
너,나 할 것없이 용케도 잘 견디어 낸 것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축하 받아 마땅한 일이야
정말 장해..
그래.. 마저..생각해 보니
그 어렵고 힘든 날들 속에서도
우리 살아 갈 정신 마저 팔아먹지 않은 것은
그 시절, 우리들의 잊지못할 선생님들
혹독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되네
그런데 참 세월이 빠르다 싶어
우리들을 가르쳤던 그 선생님들 보다
지금의 우리가 나이를 더 먹었으니...
부모님 대신 한 그 선생님들
오래도록 모시고 옛 이야기 듣고 싶은데
아쉬움이 한둘이 아니네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지 않나
제 앞가림도 하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생명이 숨쉬는 따뜻한 둥지 맹글어서
내가 받지 못한 사랑 자식들께 나눠주고 있으니
그것보다 큰 것이 또 뭐 있겠나....
그래! 허허롭게 웃어도 좋아
우리 어렵게 지내 왔다고 한 마디씩 해도 좋아
그 옛날 보릿고개 넘기는 말 해도 좋아
우리들의 그 시절 이야기를
추억의 상에 한상 가득 올려놓고
그 동안 살면서 잊고 지내온 사연부터
못내 가슴이 시려 깊이 깊이 접어 둔 사연까지
남자라도 손바닥만한 엽서 한 장으로는 부족한
우리들 이야기를 모두 꺼내 놓고
여자들 보다 더 수다 떨어도 좋아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인데..
우리들은 그 이야기만 하면 신나 하잖아
이제 더 무슨 큰 욕심 있을 건가..
건강하면 되고..배 곪지 않으면 되고
자식이야 우리 살아온 날 반추해서
조금씩 다독여 주면 제 갈길 가겠지..
우리 다시 만나자.
만나야 우리들의 즐거움을 맛보는 거야
다시 한번 밤을 새워
우리들 정담은 술도 한잔하고
그 동안 만나 뵙지 못한 선생님께
인사도 드리는 거야.. 알겠지..
날짜가 다가오니 더욱 기다려진다
이제 만나면 또 언제 만날까 싶어
바쁜 일들이 있다면 잠시 접어두고
길가다 지나치면
얼굴 알지 못할 친구 되지 말고
이번에 다시 만나 확실히 눈도장 찍자구..
듦으로
우리들이 할 일도 생각해 보자.
회장이하 동지들이 바쁜 거 같은데
각자 연락 닿은 친구들 전부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서로 연락하자
<4기 이성진의 "여보시게나 친구들!">
2005 / 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