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아픈마음으로 그를 보내고...

금오귤림원 2005. 6. 12. 02:57

그냥 보내려니 뭔지 모를 가슴 저밈이 발길을 휘어잡더이다.

그가 아끼던 8기 후배와 함께, 마시지도 못하는 한라산 2병이

바닥나는 순간, 그냥 발걸음이 다시 그의 영전앞으로 이끌리고,

결국 그와의 마지막을 소주 한 잔에 담고, 서러운 눈물 몇 방울

흘려 그를 보냈더이다.

새벽 2시가 넘어 모두가 떠난 그의 영전엔...피곤함인지, 가슴아
픔인지...애처러운 아이들과 유족들이 그냥 쓰러져 있더이다.

그들에게의 미안함은 이미 이내 가슴 한 구석 어디에도 없더이다.
그저 그렇게 보내야만 하는 야속함이, 아쉬움이, 금방이라도 다시
일어설것만 같은, 현실이 아닌것 같은 착각속에, 행여 유족들

마음을 더 없이 아프게나 하지 않을까....

맘 놓고 울지도 못하고, 그저 몇 방울의 눈물을 쓸어담고 황급이

나왔더이다.

이제 그는 땅속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하관 모습을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ㅇㅇㅇ 동기가 끝까지 그의 모습을 지켰을겁니다. ㅇㅇㅇ 동기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수고가 떠나는 벗의
발걸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줄수 있을지...

2003 / 10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