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농업아미스터대학 "수업거부"에 들어가다???

금오귤림원 2010. 10. 20. 03:23

2010년 10월 18일 월요일...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 친환경과수학과 15주차 수업이 있던날입니다.

특별히 엠.원예기술연구소의 문병우박사님으로부터의 국내외 체리 재배현황과 재배기술에 관한 특강도 있었고,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의 김용호박사님으로부터의 부지화(한라봉) 자근 발생과 수세형성, 과실생산 관련 특강도 있었지요.

 그런데...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감귤과에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과대표님으로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과정으로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 총학생회가 구성이 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 총학생회의 총학생회장이, 또한 어떤과정으로 전국총학생회가 구성되었는지, 전국총학생회장이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 전국총학생회 부회장이기도한 그 분의 말씀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전국농업마이스터대학 재학생(1회)의 60% 이상의 여론이 "농업마이스터대학" 설립과 개교당시의 원안대로 "4년제" 진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의 관철을 위한 의사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대체적인 분위기는 "그 분"을 성토하는 분위기입니다.

 도대체 그 60%라는 여론이 맞는거야? 인사는 한번이라도 했어? 뭐하는 사람이야!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 전체의 의견수렴과정은 거치기나 한거야? 감귤과 내부의 의견조율은 제대로 되기나 한거야? 아닌거 같은데? .....

진짜 그 60%라는 여론이 맞다면, 틀린 이야기가 아니니까 우리도 동참해야지. 그런데 절차상 전체의 의견조율은 거쳐야 하잖아....

 사실, 지난 번 추계체육대회를 치르면서도 크지는 않지만 몇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기도 했었지요.

분명 "그 분"의 일 처리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재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강제적, 획일적, 명령체제적 조직이 아니기에 전체조직의 의견조율이나 "소통"에 있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만, "그 분"을 포함한 "총학생회 구성원(임원진;운영위원포함)"들의 그 "소통"의 방법이라든지 의견조율방법등은 정말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고서야 아! 그런일이 있었어? 지금 진행중이야? 정도이니, 분명 문제가 있지 않겠는지요.

 아! 또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4년"은 무슨 4년이야. 벌써 교수들한테서 배울내용이 없어 계속 특강에 전혀 관계없는 내용들만 다루고.... 그냥 2년으로 끝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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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카페를 개설 할 때,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었습니다. 절대 "정치적"인 내용을 담지 않겠다. "정치"는 모두의 이해관계를 푸는 열쇠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내용이고 현실은 각자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카페 전체가 "싸움판"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그 원칙이 잘 지켜져왔습니다. 적어도 "정치적"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지 않기때문이지요.
그런 연유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역시 많이 망설여집니다. 어쩌면 그 원칙을 깨는 내용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업마이스터대학이 "2년제"로 마무리가 된다면, 이제 우리는 그 종착역에 다다름으로 해서(벌써 15주차가 진행되었으므로 기껏해야 5주정도, 다섯번 정도 출석을 하면 마무리가 되기에) 한 번쯤은 거론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학생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연관되는 일이 아니라, 학교 시스템과 관계된 내용일것이기에 말입니다. 거기에 우리는 "1회", 문을 열기도 했지만 "시스템"의 계속성에 관한 사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 않겠습니까!

제주대학교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제14기를 수료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개인적인 목표는 "논문"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관심사는 "농산물의 국제무역과정과 흐름을 파악하고 그것이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였고, 거의 1년여간 나름대로는 충실하게 조사하고 공부하여 꽤 두툼한 조사연구서를 작성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정책적" 거부사유가 되었던지 지도교수에 의해 14기 수료논문 발표와 논문집에는 다른내용(지도교수가 제시한 내용)이 게재 되었습니다.

그 때 조사연구했던 바가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을 문을 두드리고,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는 계기 말입니다.

농업선진국들의 내부포화시장 환경은 그들의 정치권을 압박하기 시작했으며 그 압박은 국제무역환경에서 대립하기 시작하고, 그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농업분야의 보호장벽과 관세 및 비관세등 내부적 제도가 무너져 가고, 거기에 따른 다른 보호막 장치, 기술개발지원, 지식농업과 정밀농업 권장 및 지원... 경제수준 성장에 따른 농산물 소비자들의 소비트렌드 변화 등의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농업환경과 비교하게 되었구요.

전통적으로 기술과 정밀보다 경험이 우선시 되어왔던 우리농업환경과 대비되면서, 어쩌면 무섭다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앞서갔나요?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의 연구자, 기술자들은 본연의 직무에 충실한 이보다 조직상의 상관 눈치와 정치에 더 가까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쩌면 제도적 시스템의 문제일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한 예를 들어보자면, 공무원들의 순환보직등이 그것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 지원부서(행정 포함)의 보직이동은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을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기술부서는 조금 다르다 생각합니다. 기술부서의 지술자 전문가 집단은 다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생산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가 되어 가는가 싶으면 다른 부서로 배치되어 자신의 연구와 경험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어찌되었던, 농업마이스터대학의 설립취지에 대해 나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통적, 경험적 농업생산분야에 지식을 불어넣자. 지금까지의 풍부한 경험과 새로운 지식의 결합은 피동적 생산자세에서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생산자세로 전환할 수 있음과 동시에, 문제에 대한 자발적 해결능력의 배양과 그에 따른 생산력증가, 비용의 감소, 정밀농업으로의 자연적 발전, 이러한 것들을 통한 국제적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농업마이스터대학은 반 만년 우리농업의 역사를 뒤 흔들 수 있는 커다란 디딤돌이 될 수 있는 획기적인 획이 될 수 있을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기획한 분에 대해,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도 했구요.

제 이런 생각이 많이 어긋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어긋나 있다손 치더라도, 애초의 기획이 어떤지 모른다 하더라도 제 생각이 그리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면, 우리들 스스로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찌되었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삐꺽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먼저 학제가 4년제에서 2년제로 변경될거라는 둥, 등록금이 무려 100% 이상 인상되는 둥, 커리큘럼에도 이상이 발견되고, 교수님들을 섭외하지 못해 특강이 자주 편성되는 둥, 특히 학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분명하게 결정된것이 없지요.

또 있습니다. 지식기반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학위"가 그것일겁니다.
현행 우리나라의 "학위"와 관련해서는 교육기술과학부인가요? 주관부서이지요.
정상적인 과정으로 '학사 또는 전문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교육부 인정 교육기관으로부터 80학점이상 이수(전문학사), 140학점이상 이수(학사) 해야만 합니다. 물론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선 최소 고등학교 이상의 졸업증명이 필요하구요.

조금 특별한 학위 과정도 있습니다. 바로 평생학습법(?)에 의한 독학사 또는 학점은행제에 의한 학사 학위과정이 그것입니다.

농업인재개발원 홈페이지에는 농업마이스터대학 개교당시, 그와 관련한 내용들이 상세히 올라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은근슬쩍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그런 뜻이겠지요? 물론 시행하겠다는 의지보다 그냥 어영 부영 넘어가겠다는 의지가 더 강할 것이구요. 그렇게 보입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그깟놈의 "학위"는 무슨 학위냐. 그냥 돈만 잘 벌면 되지...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식기반"을 객관적으로 가장 잘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위"라고 말입니다. "지식기반"의 농업에 의해 자연적으로 "정밀농업"이 이루어진다면 아주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인 농업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역간, 나라간 경쟁에서도 그만큼 우위에 설 수 있기도 하겠구요.

소비자들의 교육수준이 이미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고급교육수준으로 말이죠. 거기에 발 맞춰 농업인들의 교육수준 역시 비슷한 레벨로 맞출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농업마이스터대학의 학점이수제와 관련한 학위 문제 역시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도저히 알 수는 없지만, 어찌 되었거나 그에 대한 문호는 열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자들은 4년제 80학점 이수 후 전문학사 취득을, 전문대학 이상의 학력자들은 기존의 80학점에 더해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문호가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업마이스터대학이 교육부 인정 시설이 도저히 될 수 없다면, 농업마이스터대학의 소속기관을 "농업인재개발원"이 아닌 "한국농수산대학"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이도 저도 안된다면, 평생학습법에 맞춰 학점은행을 통한(사실, 농업마이스터대학 설립취지에 나타나 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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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거부"라는 말씀으로 인해 여러가지 평소의 생각을 두서없이 기술해 봤습니다.
어느 기관을, 어느 당사자를, 어느 누구를 힐책한다든지,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제도의 필요성과 당위성, 그리고 변화과정에 대한 순수한 나의 생각임을 분명히 밝힘니다.

원하는 바가 있다면,
내용을 부풀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철저히 절제된 다른 내용의 아름다운 토론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혀지기를 또한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 특별히 양해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오며

카페지기 seakissed/강창용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