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2010.08.01 (일) 맑음] (씨트러스 비앤비) 두 번째 작업을 마무리 하며...

금오귤림원 2010. 8. 1. 13:23

"네 손에 무엇이 들어있느냐?"
....

"내 손안에 칼이 들어 있나이다."

"그 칼이 사람을 죽이는 칼이더냐, 살리는 칼이더냐."

"그 칼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칼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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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님의 그 해박한 지식과 깊은 인간애는 늦은 나이, 이미 세파를 어느정도 겪은 사람의 마음을
뒤 흔들어 놓더군요.

원래 속전 속결과 꼼꼼히 논리를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장편소설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더랬습니다.


김진명, 그리고 박범신...

그 두 분께서 내게 장편소설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셨더랬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들의 소설들을 모두 읽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각 각 첫 대면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나마스테"...

그리고 근래 몇일간은 최인호님의 "상도"...

모두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깊은 인간애를 담고 있으면서도 나름 나름으로는 다른 감동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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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배...

보기에는 그저 투박하고 상스러운 그 술잔 하나에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숱한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한 번 감동하고.... 한 줄 한 줄에 담긴 인간애와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감동하고...

그리고 또 다른 하나...
아직, 소설 한 권을 대하며 그렇게 감동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해 놀래 보기도 합니다.

이 무더운 여름날,
지루하고 재미없는 장편 소설책 한 권 읽어 내리며
마음이라도 시원하게 지내 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내 손안에 들어있는 칼이 (사실 그 칼은 누구나 모두 가지고 있는 칼이기도 하지요.)
부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칼이 될 수 있기를 바래 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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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번째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첫 번째 마무리 작업보다는 그래도 마음은 편안해 집니다.

모두가 최인호님의 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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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갑 사러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가치를 빼어 물고 불을 붙인 다음,
한 모금 깊이 빨아드리곤

모든 형태를 없애버리는 허공을 향해
아주 잠시이겠지만, 그 연기의 형태를 남겼다가
흩어뿌려 없애 버려야 겠지요.

그 연기와 함께 날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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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akissed(금오귤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