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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6 (수) 맑음] (제주콩밭) 방풍수 정비 및 소각, 경계선 설정, 승용차 견인, 조문

금오귤림원 2010. 6. 16. 22:26
1. 제주콩밭
    * 방풍수 정비 및 소각, 경계선 설정: 오전 10:00 ~ 오후 17:30
    * 꿩독새기(꿩알) 5EA
    *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작년 감귤 수확작업에 진을 다 뺀것인가.
       많이 지친다. 
    * 오후들어, 한정삼 전 도의원 전화
       - 조문 안 갈거야? 아! 맞다. 지금 작업 마무리 중입니다. 내려가면서 들리겠습니다.
    * 작업 마무리경 청수 친구 전화
       - 승용차 인수해서 귀가 중, 외고 지나서 멈춤. "그 친구 실력 있는거야?" 원망섞인 목소리에 대한 내 대답은
         "그 친구 꽤 오래 했는데...."
       - 한 십여일 전, 승용차 "덜컥거림"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그 원인에 대해 한 후배에게 문의했던것이 인연이되어
          어제, 거기엘 들러 밧데리, 팬벨트 및 플러그와 플러그 케이블 교환을 하려 했었다.
          밧데리와 팬벨트를 교환하고, "덜컥거림" 현상에 대해 점검하던 중,
          자동기어 변속에 대해 기술적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출발시 기어 변속 후 잠시 기다렸다가 액셀을 밟아 출발하면
          큰 문제가 없을것이란 이야기에, 플러그와 플러그 케이블의 교환은 하지 않기로 하고....
          후진기어를 넣고 호이스트에서 차량을 빼려하니, 후진 기어가 말을 듣지 않았었다.
          아무래도 미션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내리는 정비소 사장님.
          결국, 6개월간 A/S 조건, 수리품 미션 (중고 미션이 아닌)으로 교환을 결정하니 무려 견적금액이 50만원,
          밧데리와 팬벨트가지 합하면 60만원이었는데.....
          그렇게 하루를 지나 차량인수 후 운행중 그냥 멈춰 선 것이다.
       - 부랴 부랴 멈춰선 현장으로 달려가니....
          표현은 하지 않지만, 원망스런 눈 빛....
          애고... 이래서 착한일은 하지 말라 했는데...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다.
          본네트를 열어 고장차량임을 다른 운행중인 차량들에게 알리고
          차량에서 조금 떨어져 기다리니 견인차 도착. 견인.
    * 이현수 장모 별세 조문.
       - 돌아오는 길에 한라의료원(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조문 후.
       - 제일오토매틱에 들러 확인 후 
       - 효월... 그러고 보니 참 오랫만이네. 거기서 출동한 이사님께 친구 인계

집에 돌아와 샤워. 무척이나 피곤했던 모양이다. 이럴때는 그냥 잠자는게 최고......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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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몇 년간이나 이렇게 방치되었을까. 이미 고사한 삼나무 방풍수가 도로와 밭 경계선을 따라 밭 안쪽으로 참 많이도 쓰러져 있었다. 하기야, 경작 면적을 조금 줄이면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우리 성질에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할 수 있는 대로, 자연스럽게, 무리하지 말고.... 원칙을 세우고는 하나씩 정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 몇 그루 정비하고 또 다음 기회에 몇 그루 정비하고.... 올해 다 못하면, 내년에 조금 더 하고.....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보면, 언젠가는 깔끔해 지지 않을런지...

이제 시작이다. 끝나는 시점이 언제일런지 나 역시 알 수는 없지만, 시작했으니 그 끝 역시 있지 않겠는지...

주변의 아주 가까운 사람이, 기계톱을 사용하다 크게 다쳐 근 한달 가까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모습을 이미 본 터라, 오늘따라 기계톱 사용에 더욱 더 주의를 기울였다.

조심 조심... 곁가지들을 쳐 내고나면, 하다 못대 어설픈 간이 창고라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지금껏 구한 농장 4곳 모두, 간단한 창고시설 하나 갖추지 못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이전 경작자들의 무성의(하긴, 이 곳 밭 주인들의 상식없는 행동들이 임대 경작자들을 그렇게 만들긴 하지만)한 관리로 인해 항상 뒤치닥거리만 해왔다. 깔끔하게 정비해 놓으면 빼앗기고... 이미 몇 번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놈의 성질머리 때문에 또 청소를 시작하지만....

그 과정중에 이런 사진도 찍을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오늘은 요놈들 모두 수거. 시원한 냉수를 신세진 인근 농장 일꾼에게 건넸다. 아직 한국말에 서투른가? 아마도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 건너온 일꾼인 모양이다. 아무튼, 얼굴인사....

원래는 한 필지였는데, 어느때부터인가 두개 필지로 분할되었지만, 필지간 경계가 따로 없어 그 경계선을 인식해 놓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 다음주 밭갈이 및 로터리, 파종 작업을 보다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한 작업.

남북으로 길게 뻗은, 경사각 20″쯤 될까? 오르고 내리는 일조차 숨이 차기 시작한다. 체력고갈... 애고, 다시금 오름등산을 시작해야 하려나....

잠시 쉴까? 삼발이에 얹혀있는 카메라 자동셔터를 눌러 놓고 후다닥 되돌아와 그저 폼만 잡았다.

가까스로 경계선 설정을 끝내고 나니, 번쩍하니 떠오르는 아이디어.... 밭을 통째로 갈아 파종할 것이 아니라, 중간에 두어 곳, 작업통로를 만들어 구획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경계...

곁가지들을 모아 소각하기 시작했다. 주변이 모두 바싹 마른 건초들이라서 일단, 큼직하게 소각영역을 만들고, 조심 조심 불꽃이 주변으로 비산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정비 작업을 마치면, 자고 볼품없겠지만, 간이 창고라도 하나 지을만큼의 삼나무 기둥들이 생길까? 일단은 모아 보자.

산더미 같이 쌓여 있던 쓰러진 삼나무들을 기계톱을 이용하여 깔끔히 정리해 놓으니, 트랙터를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면적이 더 확보되었다.

시간도 많이 지나고... 몸도 많이 지치고... 발 디딜 틈도 없이 빽빽한 잡풀,잡목 사이로 힘들게 발을 디밀어, 가까스로 쓰러지 나무 밑둥들을 잘라 내고서는 깔끔하게 정비할 힘을 잃어 버렸다. 그래, 다음 기회에 치우지 뭐....

삼나무 곁가지와 그에 달린 잎들이 말라버리면, 운반작업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렇다고 쌓여있는 곳에서 소각하다가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너무 크고... 어쩌랴. 일일이 손으로 날라, 멀찌감치에서 소각할 수밖에...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작업이 끝났다. 소화작업까지 확실하게 마무리를 하고, 늘어진 장비들(기껏해 봐야, 기계톱과 예초기 뿐이지만, 그에 부수되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정리하여 트럭에 실으니... 한 통, 한 통, 두 통의 전화벨이 울린다. 한통은 함께 조문하자는, 다른 한통은... 자동차 정비관련 원망섞인... 애고 내 팔자야... 나름으로는 좋은 일 한다고 하는것이 결국은 피해가는 일로 결론이 지어지니... 나이 50이 내일 모레인데, 내 삶의 모습이 정말 잘 못된 것인가? 분명 아닐진대... 나 죽어 무슨일을 시키시려고, 큰일 작은일 가리지 않고 하는 일 마다 이리 방해를 하시는지... 한 번이라도 매끄럽게, 기분 좋게 그렇게 일이 끝날 수 있도록 좀 도와 주시면 안됩니끼? ㅠ.ㅠ

아무튼,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있다. 내일은 또 무슨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제주과수원, 방제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