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골든타임, 그 안에서 난 최인혁이 된다.

금오귤림원 2012. 8. 21. 01:06

의료 드라마...

하여간, 드라마쪽과는 거리가 멀다.


자연과학, 다큐멘터리, 역사 기행, 생활문화.... 그런 프로그램이라면 모를까....

아! 뭐 그렇다고 내가 고급스럽고 기품이 있으며, 품위를 따지고 인품을 세운다는 등... 그런것은 아닌데....


암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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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 "신의", MBC월화 "골든타임".... 같은 시간대.... 아홉시 뉴스 끝나고 같은 시간대...

내 인생에 있어, 티븨 드라마를 놓고 선택을 위한 난생 처음의 고민을 했다.


"신의".... 허풍이 많이 담기긴 했지만, 우야뜬 골격은 "역사"렸다. 거기에 만화적 기법이 동원 되었으니 그런대로 재미...

"골든타임".. 최인혁 교수의 너무도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카리스마와, 조연들의 명 연기.. 요건 푹 빠지게 하는 긴장감, 그리고 인간애.


결국 "골든타임"으로 정했다. 까이꺼, "신의"는 다시보기 하기로 하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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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혁 교수, 갱상도 싸나이의 그 무뚝한 애정표현에 공감이 가고,

베테랑 신은아 간호사의 애틋함이 안타깝고....


젊은 조연들의 보일 듯 말 듯한 사랑도 사랑이지만,

내 보기에 베테랑들의 감춰진 사랑이 훨씬 더 현실감 있다.


아! 드라마를 보며 "사랑"타령이라니....

너... 나이 먹어 가는구나! 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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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의료진들의 표정에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지켜 보는 내 눈가엔 알 수 없는 이슬이 맺혔다.


엄마라는 직업(?), 아버지라는 직업(?)....

절규지만 내 보일 수 없어 읊조리는 소리를 애써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의료진이라는 직업...

한 가닥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한 앳된 인턴의 손 맞잡음....


"똥" 한 방울에 그 모두의 입가에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냉혈인처럼 그저 차갑도록 직무에 충실한, 그러나 그 내면은 뜨거운 용암으로 꽉 채운 최인혁 교수까지도 웃음꽃을 피웠다.


그의 그 냉철함이 좋다.

그의 그 직무충실함이 좋다.

그의 그 직무에 관한한 무한 무타협이 좋다.

그의 그 튼실한 실력이 좋다.

그의 그 후배(또는 부하직원)에 대한 실력인정이 좋다.


정말 우리 사회에 그러한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있을것이다. 그것도 무한정일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스스로도 드러나지 않겠지만,

우리들의 못난 모습들이 그 바깥을 점령해 버린 탓에 그들이 드러나지 않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 그들은 살아 이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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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리 튼튼치 못한 두 팔뚝에 다시금 힘이 생기고 있다.

조금은 늦은 나이이기도 하지만, 다시금 내 가슴이 두근 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