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꿀포츠 김성록과 촐라체 박정현, 그 두 사람을 만나다.

금오귤림원 2012. 7. 8. 02:14

 "놀팜님의 가고파"를 보다보니 문득, 그 영상위로 전혀 엉뚱한 영상이 오버래핑이 됩니다.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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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열리는 순간! 놀팜님의 모습위로 "박정현"이라는 한 산악대장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건 무엇일까요!


소설가 박범신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촐라체"에서 그를 처음 만났고,

그리고 엊 그제 TV 다시보기를 통해 두 번째로 그를 만났습니다.


첫 번째 만남에서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던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 알파인 등반, 죽음의 고비, 8손가락 상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인류최초 2400Km 히말라야 패러 횡단...


두 번째 만남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수직 등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사람 사는 맛"을 느낀다고....


2011년 8월 파키스탄의 힌두쿠시, 자니패스(해발 3,800m)에서 출발하여

가셔브롬, K2, 낭가파프바트, 텔레이사가르,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에베레스트, 아마다블람을 날아 칸첸중가까지

2,400Km의 히말라야 하늘을 무동력 패러글라이딩으로 횡단하는 대장정.


KBS 1 TV 2012년 3월 2일 프롤로그, 2012년 5월 26일 1편 신화의 시작, 2012년 6월 2일 2편 신들의 땅, 2012년 6월 9일 3편 촐라체의 기억. 그렇게 방송이 되었더군요.


기상상태에 따라, 그들 X-HIMALAYA 원정대원들은 그 때 그 때 불시착을 해야 했고,

불시착할 때 마다 그들은 고산지대 주민들과 만날 수 있었으며, 그러한 만남을 통해 박정현 그는


"대원들과 따로 떨어져 히말라야 어느 산골 마을에 내렸습니다.

히말라야의 맨 얼굴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히말라야 오지의 아이들

순수한 미소와 몸짓이 고맙기조차 합니다.

비탈진 산자락에 기댄 이들의 삶

궁핍까지 한 이들

그러나 물질적 풍요와 행복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유난히 야무진 절구질을 하는 한 여자아이(시왈리)

야무진 그 모습이 우리네 옛 누이를 닮아 있습니다.


제 키보다 훨씬 큰 절구공을 메고 가는 꼬마 장사

나이에 든 공새가 도무지 감당이 안되는 눈치인데요

때 맞춰 구원군이 등장합니다.

그제서야 꼬마 장사의 얼굴도 밝아집니다.


히말라야 오지마을

고산등반을 할 때는 만나기 어려웠던 이들

가난하고 부족하지만 따뜻한 이들을 보면서

다시 나를 보게 됩니다.


어쩌면 이것이 히말라야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인지 모릅니다.

저녁식사. 보릿가루로 만든 빵이 전부입니다.

한동안 이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히말라야 아이들의 웃음과 얼굴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호롱불 아래 히말라야 산골아이들이 책을 펼칩니다.

녀석들이 꾸는 꿈은 어떤 것일까요.

그 꿈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라고 자신의 느낌을 밝힙니다.


- 우리네 옛 누이를 닮아 있습니다......

- 고산 등반을 할 때는 만나기 어려웠던 이들....


여기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고산등반 = 수직적 목적을 향해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오로지 그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나아가는 삶.

패러글라이딩 = 비록 고도의 비행이긴 하지만, 진행과정은 바로 수평이니, 그러다 불시착도 하고

                     그러는 과정을 통해 주변을 살핌으로 느끼는 사람다운 삶.


어쩌면 그의 인생이,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닮지 않았을까요. 분명 그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결국 그 역시 우리네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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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은 무대, 조명도 없고, 온갖 화려한 음향장치도 없더이다.

때론 쏟아지는 소나기를 반주삼아, 그저 단촐한 피아노 하나만으로도

놀팜님은 언제나 무대를 꽈악 꽈악 채우더이다.


그의 삶이 수평적이어서일까요?


언제까지나 그, 그와 함께 같은 길을 가는이의 삶이 우리와 비슷하기를,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 그의 동반자와 비슷하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