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고전의 향기

[2009.09.10 (목) 맑음] 未可以言而言者 其罪小。可以言而不言者 其罪大。(침묵하는 죄가 더 크다)

금오귤림원 2009. 9. 10. 19:32
未可以言而言者 其罪小。可以言而不言者 其罪大。
미가이언이언자 기죄소 。가이언이불언자 기죄대。

말하지 말아야 할 때에 말하는 것은 그 죄가 작지만,
말해야 할 때에 말하지 않는 것은 그 죄가 크다.
- 조선(朝鮮) 정조(正祖),〈추서춘기(鄒書春記)〉,《홍재전서(弘齋全書)》
‘설화(舌禍)’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입니다.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화가 될 수도 있고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들어 말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아마도 인터넷 같은 여론 전달 수단들이 발전하다보니 연예인, 정치가, 지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말 한마디는 곧 비생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선현들은 말을 조심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아예 말 자체를 아끼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도 그래야 할까요?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면 통치자의 귀와 눈은 가려집니다. 나라가 혼란해지고, 오래되면 망하게 됩니다. 말을 하면 한 사람이 다치지만, 말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그런 이치를 잘 알고 있던 정조였습니다. 그래서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차라리 해 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할 말은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옮긴이 : 권경열(한국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