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서울로....

금오귤림원 2005. 9. 20. 19:06

오후 늦은시간, 18:30.

저 멀리 보이는 아시아나 항공기에 올랐다.

아빠! 나 이번 추석엔 서울 안가면 안돼?

엥? 이게 무슨 소리야? 스스로 안가겠다니?

사실, 우리 네 식구 서울 왕복하는데 들어가는 교통비가

심각한 수준이라 나 역시 많이 망설이고 또 망설였는데...

선박을 이용하여 인천으로 가자니 출항 일정이 맞지를 않고,

항공기를 이용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걱정에 걱정이긴 했지만,

막상 큰애로 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아니 왜?

응, 이제 정말 중요한 시험이 남아 있는데, 다녀올걸로 생각하면

거의 두 주 이상 공백이 생길것 같아.

가기전 일주일 설레임에 다녀와서의 후유증...

그냥 혼자 남아서 미진한 부분 보충해야 할 것 같아.

이거 참! 대견하다고 해야 하나, 아님 이거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어찌되었던, 녀석의 말을 듣기로 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 오기도 했지만,

녀석의 뜻을 존중해 주는 의미도 있고, 또한 3일여 혼자만의 생활이

가족의 중요성을 느끼는 그런 배움도 될 수 있을것도 같고....

아무튼, 그렇게 우린 작은 녀석만을 데리고 비행기에 올랐다.

김포의 여동생에겐 전화로 올라왔음을 알리고

바로 지하철을 이용해 구로동 큰집으로...

김포공항(5호선) - 까치산(2호선) - 신림동 - 대림(7호선) - 남구로

잠시 마지막에서 환승을 잘 못해 헤메긴 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큰집에 도착.

상계동의 누님과 매부가 먼저 환영을 해 주고,

큰형님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식사.

제주산 은갈치 2박스와 미리 준비해간 자리물회를 풀어 놓으니,

잠시지만, 고향 떠난지 이미 40여년이 넘는 큰 형님과 누님은

하염없는 고향이야기와 고향 음식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몇 잔의 소주잔을 기울이다,

새벽에 되어서야

상계동 누님댁으로 이동.

낯설은 서울 도심을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지만,

역시 시골 촌놈의 운전실력은 서울도심을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들로부터 많이도 움츠리게 하더군.

그래도, 아무일 없이 무사히 도착하여

잠시 다 큰 조카와 담소, 커피,.....

그만 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