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종필 조모님상 조문

금오귤림원 2005. 8. 19. 01:23

100수를 누리셨다네.

하기야, 사람의 욕심으로만 치자면 끝도없이 살아 계셔주시길 바라겠지만, 그런데...난, 그저 편안히..

오래 사셨네? 편안히 가셨는지 모르겠다. 그저 그렇게만 말했네.

사람이 돌아가셨다는데...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그저 편안하다.

내가 나이를 먹으것인지, 아님 할머님 100수를 누리심이 그나마 편안하게 한것인지...모르겠다.

고산까지 한 참을 달려서 종옥을 태우고, 조금 오던길을 되돌아서니 바로 신창성당이네.

아주 늦은시간이었지만, 모두들 객지에서 오래도록 살았던 탓일까? 조금은 조용한 빈소의 모습이

다소 마음을 무겁게 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빈소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 옆지기가 반갑기만,

할머님 죄송합니다. 그래두...이렇듯 나이찬 손자들...모습이 보기 좋으시죠? 마음속으만 여쭙고

참 오랫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날짜를 넘겨 돌아왔네.

할머니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셔서, 이승에서 누리지 못한 삶, 새로이 편안한 가운데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