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작년엔가?
열뚜기 후배가 밀감 농사 함 해 본다고 할 때,
모두가 "반대(?)" 할 때...
유독 나 혼자만, 그 뜻이 참으로 가상하다고...
한 껏 부풀려 놓고, 나름대로 도와본다고 하다가...
ㅎㅎㅎ
이거 완죤히...그 감자같은 넘 덕에..
작년 말엔 나 또한 대략 2000여평의 과수원을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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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고 죽겠다..
요즘 뭐하냐고?
밀감나무 꼭대기 까지 뻗어오른 "천상초"라나 뭐라나..
그넘 하고 씨름하고 다닌다.
벌써 한 달짼가보다.
오전엔 밥준비 점심때쯤엔....밥배달....
오후엔....약 한시간가량 넓게 펼쳐진 초록색 들판을 가로질러
과수원으로 룰루랄라 드라이브...
물론 마누라 옆에 앉히고....ㅋㅋㅋ
근데 이 때가 젤로 기분이 상쾌...알런가 모르겠네...
도회지 사각형 사무실에 박혀 24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는
넘덜은....아마 주것다 깨어나도 모를것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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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도착.
앞이 캄캄하다....히~~~유!!!
저 웬수가튼 넘덜은 뭘 먹고 저리 큰다냐.
그 "천상초"라는 넘! 내 키보다 더 큰 넘도 있더라구.
과수원 전체를 보면...암것도 하고픈 맘이 쌰~~악 가셔.
에구...걍 주저않아 담배하나 꼬나물고...앉은자리 옆에있는
시시한 풀 몇 포기 뽑다보니...
엥? 이게 웬 떡이다냐.
등줄기엔 이미 몇 가닥의 샘줄이 뻗어불고...주저리 주저리 걸친
작업복은 이미 흠뻑젖어 칙칙하고...
뒤를 돌아보니 대략 100여평정도? 깨끗해졌더라고?
아하! 때로는...전체를 보지 않고, 그저 내 앞에 벌려진 일만
생각하고 그것만 보고 하다보면, 지루하지 않게 결국은 진행이
되는거구먼.
요령이 생겨부럿제.
전체모습에 질려 시작도 하지 못하면...암것도 몬하는구나...
아참...
어제는....
고사리가...하참나원...그 넘의 고사리가....
내 키보다 큰 고사리.....두 넘을 포획했지 뭔가.
하도 신기해서...
그 포로로 잡은넘을 마누라한테 떠억하니 바쳤더니....
나보고 조심하랜다.
그 고사리 뽑다가 잘못하면, 살만 베이는게 아니라 살 속의
뼈까지 베어버린다고...
후~~ 그 넘이 그렇게 질기고 강한넘인줄....몰..랐..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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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덟시쯤해서...대충마치고...등물...
마누라가 등물 시켜준뎌....
너 넘덜...마누라한테 등물 받아본 넘 있남? 없제?
그래서 내가 한 마디 던졌지...
"니도 등물 할겨? 내 해줄께...."......
안한단다. 집에가서 샤워한대.
함 해보라고 억지를 부려도...안된단다...ㅋㅋㅋ
노~~~옴덜!
치```임 흘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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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맛에 오늘도 과수원 간다.
한 바가지 땀좀 시원하게 빼고나면....
온 몸이 가뿐하고, 시원한 초록들판 가로질러 한 시간 드라이브
하고,
마누라 거칠어진 손, 등물 받으러...
그 맛에 과수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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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농약에...화학비료 안 준다.
제초는...직접 울 마누라 손과 내 손으로 하고...
비료는...
그 잡초를 퇴비로 만들어 줄 요량이다.
아마도 다음주 쯤에는 퇴비장 하나 만들수 있을거 같다.
그럼 그 때부터는 부지런히 풀뽑고 베고 나르고 쌓고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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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과수원은....엄청 많이 열렸던데....
내 과수원은...애걔개걔...그리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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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었나?
담에..또...밭에 갔다와서...들려줄께.
^_^*
2004 / 7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