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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2 (금) 맑음] 우리...

우리 원시인/강창용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귀히 여기고, 소중히 가슴에 안을 수 있는 사람은 자연을 정복하려 하지 않습니다. 내가 자연속에 묻혀 있음을, 그 자연 속에서 행복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연을 귀히 여기고, 소중히 가슴에 안을 수 있는 사람은 빨리 가려 하지 않습니다. 빠름속에는 충실함이 없음을, 단단하고 야무진 마음이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황소의 우직함으로, 그 느슨한 걸음으로, 그렇게 자연을 사랑하고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입니다.

[2007.04.02 (화) 맑음] 사랑 한 줌

사랑 한 줌 원시인/강창용 구수한 차 한잔에 행복한 사랑 한 줌! 그리고 케케묵은 만년필 한 자루에 구깃 구깃한 원고지 묶음. 진하디 진한 사람 내음 있을것만 같은데 순식간에 뚝딱 해치운 향기없이 말라 비틀어진 차 번지르르 빛깔만 고운 인스턴트 사랑. 그리고 생기없이 하이얀 모니터 소리만 요란한 자판으로 씌어진 죽어버린 시 한 수. 수필 한 자락! 그립다. 옛 정이 그립다. 만년필의 길고 가느란 선이 그립다. 시큼한 사람 내음이 그립다. 너의 따스한 손 잡음이.... 나. 어느새 개밥바라기별이 되는가.

[2007.02.27 (화) 맑음] 당신을 만납니다.

당신을 만납니다. 原始人/姜昌龍 이 추운날 거친 바다를 건너 스무해를 넘겨 찾은 쓸쓸한 도시에서 새벽 어스름을 보듬고 당신을 만납니다. 설마 그저 이방인들의 삭막함과 정갈하지만 무엇인가 허전한 이 낯선 도시의 지하실 한 구석에 뽑히지 않을 만큼 빼곡히 들어찬 수 많은 이름들 속에서 가까스로 당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 오래전, 철없던 시절에 한 번 쯤 얼굴을 마주 했던가요? 당신이 뜨거운 뿌리를 내릴 즈음엔 내 얼굴 여며 기억해 주시련지요! 나도 그 뜨거운 뿌리를 내리겠지요.

[2006.09.22 (금) 맑음] 도편수의 사랑

어느 도편수의 사랑 원시인/강창용 소길리 그 마을 저편 깊숙한 산 속 오롯히 자리한 원목 통나무집 그 그윽한 곳, 싱그런 내음속 주인장 익숙한 음식솜씨 곁들인 구수한 곡차 한잔 저물어 지척도 구분하기 힘든 그 곳 정이 그리워 허리춤에 얼굴 부비던 말자가 거기 있었고 다칠 염려없는 꼬마 흑돼지 한마리 까불거리며 그 말자 놀림에 재미 붙인날 꺼벙인 그 큰 눈망울 껌벅이며 두런 두런 두툼한 통나무 문 너머 굵직한 남자들 나즉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던 날 --- 밤 깊은 줄 모르며 나누던 입담속에 이렇듯 마음 한 켠을 편안케 하는 진한 내음이 있었을 줄 진정 몰랐었네. 오십줄이 내일 모레 굵직한 손 마디 마디 그 험한 도편수일 즐겁기만 했을까. 작달막한 체구, 잘 생긴 얼굴 솥뚜껑과 견줄 두꺼운 손바닥, 그리고 ..

[2006.08.10 (목) 맑음] 山

山 원시인/강창용 내 앞에 산이 없더라면 나는 살아 있어도 죽은 목숨 진배 없다. 그가 내 앞에 있어 그를 만날 희망을 품을 수 있음이며, 아무리 고단한 하루를 살지만 그를 만날 희망으로 숨차고 기인 촌각을 버린다. 머얼리 보이는 그 산의 모습은 비슷 비슷 어쩜 똑 같은 모습인데 산에 들어 하나 하나 그 세세한 모습엔 천.차.만.별.형.형.색.색. 저 마다의 독특한 내음. 그는 내게, 나만의 비밀스런, 혼자만의 고독과 낭만과 여유를 누릴 예쁘고 고즈넉한 정원을 내민다. 나는 오늘도 그를 만날 희망에, 그의 고마운 베품에 대해 되 갚을 희망으로 오늘 이 긴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내 앞에 산이 없더라면 나는 살아 있어도 죽은 목숨 진배 없다. 그가 내 앞에 있어 그를 만날 희망을 품을 수 있음이며, 아무리 고단한 하루를 살지만 그를 만날 희망으로 숨차고 기인 촌각을 버린다. 머얼리 보이는 그 산의 모습은 비슷 비슷 어쩜 똑 같은 모습인데 산에 들어 하나 하나 그 세세한 모습엔 천.차.만.별.형.형.색.색. 저 마다의 독특한 내음. 그는 내게, 나만의 비밀스런, 혼자만의 고독과 낭만과 여유를 누릴 예쁘고 고즈넉한 정원을 내민다. 나는 오늘도 그를 만날 희망에, 그의 고마운 베품에 대해 되 갚을 희망으로 오늘 이 긴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2006.04.20 (수) 맑음] 自由

自 由 原始人/姜昌龍 난 걸러진 삶을 살아왔다. 신 흔히들 그렇게 말들을 하고 누구도 그 실체를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마음속 깊은곳엔 이미 그가 있음을 안다. 난 정제되어진 세상속에서 그가 모두인듯 살았다. -- 농부의 모자를 쓰고 대지 위에서 바닷길을 따라간 여행길에서 그리고 깊은 정적을 비웃듯 시끄러운 저 TV 앞에서 그러나 난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들을 본다 무수히 많은 저 모습들을 내가 찾은 세상은 그 속에 있다 아, 그대여! 저 큰 세상을 그리도 작은 손으로 다듬어 덮으려 무던히 애썼구료! 너무 늦었던가! 자연은 설명할 수 있고 되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은 그렇게 나를 기만했고, 내가 하늘처럼 생각했던 이 사회의 교육은 사람을 디지털화 시켰다. 다듬어진 삶. 다듬어진 ..

[2006.03.21 (화) 맑음] 세 번의 세상

세 번의 세상 原始人/姜昌龍 새벽잠을 설치다 어설피 갸름한 눈 떠 어스름한 새벽틈을 가르고 새어든 갸날픈 한 줄기 빛 벗 삼아 세상의 처음을 맞는다. 혼미한 비몽사몽 사이로 세상은 벌써 온 몸을 휘감고 사람들의 웅성임을 느낄라치면 이내 아득한 절벽위 혼자라는 쓸쓸함과 외로움에 못내 사람들이 그립고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 헤메듯 그렇게 세상의 두번을 맞는다. 삼세번이라 했던가! 내게 그 세번의 세상이 올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