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2018.05.27 (일) 흐림, 비. 마음이 급해졌다. 벌린 일, 얼른 마무리 짓고 기사 2차 시험 준비해야 되는데...

금오귤림원 2018. 5. 28. 01:02

2018.05.27 (일) 흐림, 비.
마음이 급해졌다.
벌린 일, 얼른 마무리 짓고
기사 2차 시험 준비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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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이 된 지 어언 16년여가 흐르고 있습니다.
결코 다부지게 마음 먹었다거나 또는 이 일을 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그렇게 우연찮게 시작했던 농삿일!

전업으로 직업을 바꾸고 이렇듯 세월이 흘러 버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이 농삿일을 계속 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생산한 유기농산물을 소비 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료 농삿꾼들로부터는 물론이거니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옆지기 조차도 아주 오랫동안 공감해 주지 않음은 물론 손가락질에 거짓말쟁이로 늘 몰아 붙이곤 했습니다. 사기꾼이라는 말은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고 늘 혼자였습니다.

심지어 같은 길을 가는 유기농부들조차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잘 난 척은..., 적당히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지...
뒤 돌아선 그들이 내 뱉은 말이 되 돌아 올 즈음엔 가슴 한 켠에 작은 생채기가 생겼지만,

결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그르지 않았음을 믿기에 장 장 16년여 세월을 견딜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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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했던 유기농업. 그 결실을 수확하던 그 첫 해부터 고난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농부들이 그러하듯 계통출하. 너무도 어이없는 가격에 놀라 망연자실했던 기억들... 남들이 다 하는 포전거래는, 아예 들여다 보지 않을 정도로 매정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도 내 놓지 못해 결국은 과수원에 다 쏟아 부어야 했습니다. 그 많은 물량을 폐기해 줄 곳도 마땅치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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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기농산물을 매입해 줄 소비자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 좋은 유기농산물을 찾는 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으니, 그들을 찾아 설득을 해야 했지만,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과학적 배경이나 당위성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 그 실마리를 찾아 오고 있었습니다.

2015년 10월. (친환경과수)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될 때 까지,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찾아다닌 지역의 각 종 농업교육. 자그마치 1700여 시간이 넘었습니다. 년간 평균 100시간 이상씩 교육을 이수한 셈이죠.

2009년도 한국농업마이스터대학이 각 지역에 설립되면서, 제주에도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이 설립되었고, 학부 교수님들이 강의를 이끌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과정을 통해 식물의 기본, 정말 기본중의 기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전자, 자동제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그렇게 40여년을 보냈는데, 자연이라던지 식물에 대해 그 개념조차 알 수 없었음은 당연하잖아요. 물론 관심조차 없었으니 말입니다.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을 졸업하면서, 그나마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있는, 아주 희미한 아웃라인 정도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소비자 설득을 위한 과학적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고 커리큘럼도 만들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 그 개념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필요했습니다. 계속된 탐색활동과 학습활동은 이제 개인적인 최대 관심사가 되었고 불과 수 년 전에서야 화학과 유기화학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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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사람들의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고작, 유기합성농약의 잔류문제로 인한, 독성의 위험성!
대표적인 이 문제로 인해 사람들 모두가 유기농산물을 찾습니다.

그렇다면, "어릴 때 부터 지금 이 때까지, 40여년동안 일반 농산물을 먹어왔지만, 아직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어!" 이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유기농산물과 일반 관행농산물과는 단지 그 차이밖에 없을까? 그 보다 중요한 문제는 과연 없을까? 농약에 관한 소비자 안전성이 아니라 그 보다 분명 중요하면서도 비중이 큰 그 어떤 이유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 무엇을, 그 이유를 찾아 보는 것에 거의 목숨을 걸다 시피 매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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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화학강좌를 통해 화학의 언저리를 꽤 오랫동안 탐구했습니다. 다행히, 비록 짜집기 형태이긴 했습니다만 인터넷 강좌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를 바탕으로 유기화학 강좌가 들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바이오에너제틱스(에너지 대사) 강좌를 소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언급되는 각 종의 유기화합물 명칭은 훈련되지 않아 익숙하지 않지만, 강좌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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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님.
K-MOOK 강좌를 통해 생체 에너지 대사에 대해 전반적인 개념을 전해 주셨습니다.

비로서 저는 16년여, 좌충우돌 하며 찾아 온, 유기농산물 소비자 설득전략을 구체적이고도 과학적으로 세워 나갈 수 있는 이론적 근거의 배경을 찾았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론을 착실히 훈련하고 익혀 몸에 배게 하는 일만 남은 셈입니다. 물론, 생체 에너지 대사뿐만이 아니라, 그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다른 요소들까지 학습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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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적 차원에서 이미 완료해 놓은 글과 만화!
이제 그 과학적이면서도 이론적인 배경을 갖추게 될 날도 멀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자 아자 파이팅! 유기농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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