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농부의 세상

2018.05.13 (일) 흐림. 유기화학, 유기농산물...

금오귤림원 2018. 5. 13. 23:05

2018.05.13 (일) 흐림. 늦잠을 자다.
그리고 유기화학 강좌 한 타임 수강하고...
내친 김에 몇 가지 잡다한 생각.
유기화학이니...유기농업, 유기농산물은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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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대, 농과대학에서 농업생명과학대학 또는 생명과학대학으로 대학의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농업”, “농삿일”, “농부”, “농사꾼”, “농민이라는 어휘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조금 세련된 표현으로 바꾸어, 진로를 결정하고 있지 못하는 청년들이나 일반대중의 관심을 유도해 보자는 취지가 아닐까? 라는,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물론 그 부정적인 생각이 크게 틀리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유기화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대단히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때 때로 혼자만의 환희를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H2O)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을 녹인다. 그래서 생명체는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했던 생각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완벽하게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 예로 수중 에테르의 용해도를 들 수 있는데 에테르의 탄소 갯수가 2개에서 3, 4, 5, 6개 등으로 늘어감에 따라 에테르의 물에 녹는 양이 점 점 줄어 드는 현상입니다. 2개 또는 3개 일 때는 매우 잘 녹지만, 4개 일 때는 10 g/100 g, 5개 일 때는 1.0 g/100 g, 6개 일 때는 0.25 g/100 g으로 줄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특정한 시간으로 한정하여 보면 녹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위시간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결국 녹는다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그림: KOCW, 한양대학교 , 이선경 교수, 생물유기화학 강의내용 중> 이 글 중간쯤에 자연적 질서와 균형, 그리고 생산된 농산물의 균형잡힌 성분량에 관한 간략한 생각을 나타낼 겁니다.

 

배고픔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세상의 모든 문제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고픔의 고통으로 시달리던 시절에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 시절의 농업교육은 재배생산량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교육시설이나 기관의 명칭은 농업을 강조한 명칭이 따라야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많은 나라들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에 있어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까지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도 생각합니다.

 

세계2차대전이 종료된 후부터의 DDTBHC, 파라치온 등 살충제로 시작해서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유기합성농약과, 1908년 독일의 과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할 수 있는 하버-보쉬법을 개발하면서 시작된 화학비료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배고픔에서 벗어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 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공로는 절대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잠시도 흡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공기에는 약 78%의 질소(N)21%정도의 산소(O), 0.93%정도의 아르곤 및 0.04%정도의 이산화탄소(CO2), 그 외에도 네온, 헬륨, 메탄, 크리프톤, 수소, 일산화이질소, 일산화탄소, 크세논, 오존, 일산화질소, 암모니아, 이산화유황 둥 미량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 78%정도에 달하는 질소(N)를 이용 가능한 형태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이 질소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필수적인 원소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도와 농도가 높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의 무분별한 사용 및 과도한 사용량, 오용 등은 균형을 잃은 농산물 생산과 비정상적인 먹거리 생산의 요인이 되었고 나아가 농산물 생산 환경은 물론 전체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이미 한계치에 이른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멀게는 인류 생존의 문제인 환경오염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유기농업(有機農業)..., 유기물(有機物)...

이 용어에서 유기물(有機物)”란 용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생명체로부터 유래된...”이라는 전통적 의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관용적 의미이자 과학적으로 정의를 한다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현대과학에서는 탄소화합물, 탄소(C)를 중심으로 수소(H)와 산소(O), 그리고 질소(N) 원소들이 결합하여 생성되는 모든 물질(거의 무한대의 종류와 개수)을 말합니다 [물론 플루오린(F)이나 염소(Cl), 브로민(Br), 아이오딘(I) 17족 원소들과도 결합은 하지만, 농업적 측면에서는 C.H.O.N을 강조].

 

유기농업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전통적 의미로 보자면, 작물 생산에 투입되는 비료로 생명체로부터 유래된물질을 사용하는 농업 생산 활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구분하여 퇴비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자연 생태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도시민들의 입장에서 퇴비는 좋지 않은 냄새와 지저분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기도 할 겁니다. 또한 현대 과학적 의미로 설명을 해 보면, “탄소화합물비료를 사용하는 제반 농업 생산 활동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겁니다. 화학비료의 사용 여부를 구분하여 기준을 두지 않더라도 이 설명은 틀리지 않을 겁니다. 또 우리나라 친환경농산물 인증 기준으로 볼 때 유기농산물화학비료와 유기합성농약은 일체 사용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배 및 생산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약을 두고 있기는 합니다만 핵심은 그 둘입니다.

 

위에 근거하여 유기농업을 콕 집어 설명해 보면 현대 과학적 의미 즉, “탄소화합물을 이용하여 제조된(합성된) 비료를 사용하여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반드시 생명체로부터 유래된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거나 반드시 천연에서 얻어야 한다는 규칙은 없으니 말입니다.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봅니다. 양분의 균형과 양, 그리고 양분이 되기까지의 시간과 속도 및 자연의 질서 등에 관한 고민입니다. 물론, 양분으로 전환되고 난 후, 그 양분이 식물이나 작물 뿌리까지 전달되어 흡수 될 수 있는 토양환경(토양의 산성화나 전기전도도, -화학성 등) 등 도 반드시 고려가 되어야 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단순히 각 종의 유기물이나 화학비료가 양분으로 전환되는 시간과 전환속도, 단위시간과 단위부피당 전환된 양분비만을 생각해 보고 싶음입니다. 이것은 식물이나 작물의 최종 생산물(궁극적으로 인간의 먹거리)이 자연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생명체로부터 유래된이 의미하는 바는 자연적또는 천연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합성이 의미하는 바는 인위적“, ”강제적“, ”천연에 없는“, ”자연에 없는을 뜻합니다. 자연적 또는 천연적이라는 말에 균형이 잡혔다고 기준을 둔다면, 합성은 어느 정도 그 기준에 부합되고 있을까요. 또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제반 연구결과가 어느 정도 정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사용은 과연 적절했을까요.

 

현대 유기농업에서 강조 되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농산물 생산자의 입장이 아니라 그 농산물을 구매하여 내 가족의 건강한 삶을 책임져야 하는 농산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단순히 관행적 농업생산물의 유기합성농약 위해성(잔류독성)에 비교하여 강조해야만 할까요?

 

과거에 비해 현대의 유기합성농약은 식품안전성을 크게 강조하여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법적으로 맹독성이나 고독성 농약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아예 제조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시중에서 구입하는 일반적인 식재료 농산물은 대체로 유기합성농약의 잔류독성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몇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점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 식물체 외부에 도포되어 단지 보호제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유기합성농약 성분들이 이제는 식물체 내로 침투하여 치료효과를 가질 수 있는 성분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 등을 들 수 있을 겁니다. 극미량이 사용되어 목적한 바를 이루고 난 다음에 작용되었던 성분이 없어져 버린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만, 만에 하나 해당 성분들이 식물체나 작물체내에 남아 예상치 않은 생화학반응 등을 일으켜 고유한 성질을 잃거나 돌연변이로 발전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유전자조작농산물(GMO)과 같은 성질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유기농업은 자연의 질서에 따른, 균형 잡힌 농업 생산 활동이며, 유기농산물은 이러한 농업 생산 활동을 통해 생산된 균형 잡힌 농산물이다.” 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균형이란 자연적 질서에 의해 공급된 비료 또는 퇴비 또는 투입물을 의미함과 동시에 그 결과로 생산된 농산물의 구성성분 역시 식물체 또는 작물체 고유의 특성이 정상적으로 발현된(사과는 사과로, 참외는 참외로 등) 균형 잡힌 농산물임을 의미합니다.

 

사력을 다해 생산량만을 고집, 모든 초점을 그에 맞추는 관행농업의 역할과 기능, 성과가 인정받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그것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어쩌면 그 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만이라도 유기농업이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농업적 수익은 절대적으로 수확량에 비례한다는 일반적 원칙에서 다소 거리를 둔다 하여도 유기농부들이 불편하게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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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대, 농과대학이라는 명칭에서 농업생명과학대학 또는 생명과학대학으로 대학의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전통적 농업(생산에 초점을 맞춘)의 의미로부터 생명체를 다루는 영역으로 그 페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또한 과거 배고픔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기존의 방식이 근래에 이르러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에 따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명체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 일 것입니다.

 

바야흐로 농업에 생명공학이 접목되는 순간이라고도 생각됩니다. 더불어 기계공학과 전자공학, 위성기술, 센싱기술, 정보처리, 빅데이터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들이 정밀농업이라는 타이틀로 농업에 접목되기 시작했습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라는 말처럼, 작물 생육과 결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상 기후 등) 변화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농부들의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할지 모릅니다. 정해진 일 몇 가지, 정해진 날짜에 맞춰 투입하고 의례적인 수확 및 저장 작업에 의존하며 고착된 유통시스템에 운명을 내 맡길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학자나 연구자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생명현상의 가장 기본적인 몇 몇에 대해서 만이라도, 나아가 접목되는 여러 가지 최첨단 기술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까지 학습하고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요.

 

농사는 과학이지 짬밥이 아니다라는 어느 페이스북 멤버의 일갈이 마음을 크게 울립니다.

돈버는 일에는 짬밥이 최고다 라는 식의 일명 선도농업인, 그 선도농업인을 선정하는 공무원들의 행태에 심한 거부감을 느낌은 당연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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